인생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필명=처음같이  | 2006.01.15 13:59

[직장생활 행동법칙(50)]오늘의 나를 만든 건 어제의 내 생각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오늘의 나를 만든 건 어제의 내 생각이다.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인생의 어떤 일에 있어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이 3할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잘 되거나 못 됐을 때 이 말을 함으로써 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 중에 강조한다.

하지만 운칠기삼이라는 말의 유래를 살펴보면 인생에 있어 운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이다. 포송령(蒲松齡)의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이에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푼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선비를 꾸짖고 돌려보냈다.

세상살이에서 사람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또 그 운의 막대한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지만, 옥황상제가 막상 강조한 것은 운이 아니라 3푼의 노력이었다.

이러한 노력의 중요성과 관련한 사자성어가 있다. 운칠기삼과는 반대되는 뜻으로 쓰이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다. '어리석은 노인네가 산을 움직인다'는 뜻인데, 그 말의 유래를 운칠기삼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의미심장한 깨우침을 얻을 수 있다.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그 말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태형(太形山)과 왕옥(王屋山)이라는 두 산은 둘레가 700리(里)나 되는데 원래 기주(冀州) 남쪽과 하양(河陽) 북쪽에 있었다. 북산(北山)의 우공(愚公)이란 사람은 나이가 이미 90에 가까운데 이 두 산이 가로막혀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덜고자 자식들과 의논하여 산을 옮기기로 하였다.

흙을 발해만(渤海灣)까지 운반하는 데 한 번 왕복에 1년이 걸렸다. 이것을 본 친구 지수(智戒)가 웃으며 만류하자 그는 정색을 하고 "나는 늙었지만 나에게는 자식도 있고 손자도 있다. 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아 자자손손 한없이 대를 잇겠지만 산은 더 불어나는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언젠가는 평평하게 될 날이 오겠지"라고 대답하였다. 지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산신령이 산을 허무는 인간의 노력이 끝없이 계속될까 겁이 나서 옥황상제에게 이 일을 말려 주도록 호소하였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우공의 정성에 감동하여 가장 힘이 센 과아씨의 아들을 시켜 두 산을 들어 옮겨, 하나는 삭동(朔東)에 두고 하나는 옹남(雍南)에 두게 하였다고 한다.

운칠기삼이라는 사자성어와 우공이산이라는 사자성어 모두에 옥황상제가 등장하는데, 이 옥황상제가 노력을 중시하는 것은 한결같다. 옥황상제는 신적인 존재이므로 사람의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자성어에 등장하는 옥황상제는 사람의 노력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어떤 큰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예를 들면 대통령 선거나 큰 전쟁이나 대기업을 일군 이야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운이 좋았다느니,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느니와 같은 말을 많이 한다.

정작 그 운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전제 조건인 사람은 빼놓은 채 말이다. 운이 존재하려면 먼저 사람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 사람의 존재는 빠지고, 운만 남아 허공에 뜬 이야기가 돼 버리는 것이다.

어떤 일을 이룩함에 있어,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이라는 것이 분명 있기는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운의 비중은 우리가 생각하고 떠드는 것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통계학이 발달하여 인간의 삶에 있어 운이 어떤 일을 좌우할 확률을 계산해낼 수 있다면, 그 결론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오늘의 나를 만든 건 어제의 내 생각이고, 내일의 나를 만드는 건 오늘의 내 생각이다."
(http://blog.naver.com/son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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