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는 제로섬 게임

강연권 KRX 선물시장본부 시장운영1팀 차장 | 2006.01.04 14:33

[알기쉬운 선물이야기]⑥ 현물과 선물거래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대부분의 재화와 용역의 구입은 현물거래에 속한다. 시장에서 감귤 한 바구니를 사거나 버스를 타고자 할 경우 대금을 즉석에서 지불하고 감귤을 건네받거나 버스를 타게 된다.

그러면 세상에 이처럼 모든 거래에 대해서 현물거래에만 의존할 경우 어떠한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을까? 제주도에서 감귤농장을 운영하는 A씨와 미국 중부지방에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B씨를 생각해 보자.

감귤과 옥수수의 생산량은 기후 변화 등에 따라 풍작의 여부가 결정되어 어떤 해는 비싼 값에 감귤과 옥수수를 팔 수 있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해에는 큰 타격을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밖의 농작물도 미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기후변화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원유 가격은 산유국의 생산정책, 자연현상(예를 들면 미국의 허리케인 또는 이상 한파)이나 사회현상(이라크 전쟁 등)에 영향받는다. 또한 미래의 주식 가격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수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미래의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은 인간의 힘으로는 알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에 속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선물거래가 발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선물거래의 존립 기반이기도 하다.

즉 선물 거래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의해 야기되는 위험을 극복하여 보다 확실한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필요에서 비롯됐다. 또한 불확실성은 미래 예측을 서로 달리 하는 시장 참여자(매수ㆍ매도자)를 발생시킴으로써 선물거래가 성립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물거래와 선물거래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현물거래와 선물거래 모두 현재 시점에서 매도자와 매수자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유사점이 있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다. 현물거래의 경우 시간이 경과하면서 거래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나더라도 한번 체결된 거래에 대해 수정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예컨대 A라는 사람이 석 달 전에 매도한 집값이나 주식값이 급상승할 경우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기껏해야 새로운 매매 기회를 포착하려고 시도하는 것 뿐이다.

이에 반해 선물거래는 시간이 지난 후 거래 대상의 가격이 자신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반대매매를 행할 수도 있고, 자신의 예상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움직일 경우 만기에 가서 자신의 포지션을 청산할 수도 있다.

선물거래는 반드시 매도자와 매수자 중 한 쪽에서 1만원의 이익을 보면 반대쪽은 반드시 1만원의 손실을 입는 제로섬(Zero-Sum)게임이라 할 수 있다.

즉 A라는 주식을 3개월 후에 7만원에 파는 선물매도 계약을 체결했는 데 만약 3개월 후에 주가가 6만원으로 하락하였다면 이 투자자는 현물시장에서 6만원을 주고 A주식을 매입한 후 그 주식을 선물매수 계약자에게 넘김으로써 주당 1만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반면 A라는 주식에 대해 7만원에 사는 선물매수 계약을 한 사람은 만기일에 현물시장에서 6만원에 살 수 있는 주식을 7만원에 사야 하니까 주당 1만원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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