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 남긴채 마무리된 김우중 수사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5.09.02 15:07

미국·프랑스에 주택 및 포도밭 등 해외 은닉재산 찾아내

5년 8개월만의 해외 도피생활을 접고 지난 6월14일 자진 귀국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2개월 보름여만에 마무리 됐다.

김 전 회상을 수사한 대검 중수부는 2일, 김씨가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인 BFC의 자금 1141억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을 추가해 기소하면서 그 동안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김씨의 횡령 혐의 외에 BFC 자금 80만달러를 들여 미국 보스턴에 주택 1채를 가족용으로 매입했고 프랑스 포도밭 59만5천922평을 290만달러에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주)대우의 홍콩법인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400만달러를 보유중인 사실도 확인됐다.


◇70여일간의 수사 노정 = 검찰은, 김씨가 귀국한 직후인 6월15일 41조원의 회계분식 지시와 10조원의 불법대출, 200억 달러의 해외 밀반출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검찰은 보름여간의 조사를 통해 1997년과 1998년 ㈜대우 등 대우그룹 4개 계열사에서 각각 이뤄진 20조원 안팎의 분식회계와 9조8천여억원의 사기대출, 200억달러의 외환관리법 등 위반 혐의로 지난 7월1일 김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어 BFC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 및 이 자금을 김씨가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 여부, 정.관계 로비의혹과 출국 배경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2차례 재판을 받은 김씨는 지병인 장폐색증과 심장질환이 악화돼 4례에 걸쳐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며 지난달 29일 심장병 수술을 받고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날 검찰이 김씨의 공소 사실에 추가한 혐의는 BFC 자금 수백억원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했다는 특경가법의 횡령 혐의 및 위장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에게 200억원을 부당지원한 혐의다.


◇출국 배경은 여전히 의혹 = 김씨의 귀국으로 지난 2001년 대우그룹의 분식분식 사건은 물론 의혹의 대상이었던 김씨의 출국 배경 및 정.관계 로비의혹, 은닉재산 여부 등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됐다.


김씨는 지난 1999년 10월 20일 중국 옌타이 대우자동차 준공식에 참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가 이튿날인 21일 일본으로 출국해 5년8개월간 도피생활을 해왔다.

김씨의 출국 배경은 대우그룹 해체 과정과 이에 따른 당시 경제라인의 정책 판단에 대한 평가, 권력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 등과 맞물리며 검찰이 수사를 통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관심을 끌어왔다.

김씨는 귀국 직후 "채권단과 임원진이 '대우그룹을 정리하는데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잠깐 나가있어 달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장이었던 류시열 당시 제일은행장 등은 이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김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씨의 출국과 관련, 전직 대우그룹 임원진은 지난 7월 "대우사태 당시의 핵심 경제라인 이었던 이기호.이헌재.이근영씨 등이 출국을 권유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후 김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근영씨와 이기호씨 등 채권단과 정부인사의 권유를 받고 출국했다"라는 주장을 줄곳 고수해 왔다. 하지만 진술서에 이름이 거명된 인사들 역시 "출국 권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의 출국 배경에 대해 "(대우의) 워크아웃이 시작된 시점에서 계열사 사장들의 건의를 받고 출국한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밝혔다. 김씨가 출국 직후 대우 임직원들에게 고별 편지를 보내고 회장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로 이같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결론이 김씨와 채권단 등의 진술이 배치되고 이전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을 수사대상으로 삼는데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결론' 이라는 평가도 있다.

즉 김우중씨의 직접적인 진술(이근영씨와 이기호씨의 권유)이 있었는데도 수사력의 한계 등으로 이를 명확히 밝히는 데 실패했다는 견해가 검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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