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 사람들이 즐기는 골프대회

김수정 MBC 아나운서(골프캐스터) | 2005.06.10 13:41

[김수정의 골프칼럼]PGA 투어 참관기..니산 오픈의 자원봉사자들

지난 몇 개월 회사 연수로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짬이 나는 대로 PGA와 LPGA 대회를 참관했다.

멀게는 서 너 시간 차를 몰고 가기도 했고 LA인근에서 대회가 열릴 때는 산책하듯 가서 보고 오기도 했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참가한 대회이니만큼 구름떼 같이 몰려든 갤러리들 사이에서 선수들의 한 샷 한 샷을 숨을 죽이며 지켜보는 것과 경기 사이사이에 갤러리들과 호흡하는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필자가 머물던 LA에서 펼쳐졌던 니산 오픈, 올 2월 타이거우즈의 참가로 많은 인파들이 몰려들었다. 골프 대회장의 풍경이 우리와 다른 것은 이미 골프코스 앞의 동네 분위기부터 시작되었다.

집집마다 가족들이 음료수와 빵, 아니면 집에서 만든 소품들을 들고 나와서 기부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었다. ‘쓰나미 기금’에서부터 ‘장애자를 위한 모금’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구호들을 볼 수 있었다.

진짜 구호기금으로 쓰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지만 떠들썩하게 흥겨워하는 동네 축제 분위기속에서 함박웃음을 띤 사람들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골프 행사를 통해 온 마을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하나가 된다면 다소 그 기금이 전용(?)된다 하더라도 누가 그걸 따지겠는가.


골프장과 마을 주민이 하나가 돼서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을 웃음으로 맞이하고 행사로 인한 부수입도 올릴 수 있다면 골프가 효자 노릇하는 것 아니겠는가. 대회장 안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노력도 헌신적이었다.

가끔 갤러리들이 주변을 살피며 특정 선수를 찾는 기색이라도 보일라치면 얼른 카트를 몰고 와서 ‘누구를 찾느냐, 내가 데려다 주겠다’고 선뜻 나선다. 주로 그 골프장에 오랜 멤버들로서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들인데 얼굴에는 자부심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또 하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중에 우리 국내 대회 때도 시급한 부분이 있다면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갤러리에 대한 적절한 통제이다. 지난 번 매경오픈에서도 페어웨이를 건너는 갤러리들 때문에 티박스에서 선수들이 샷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불상사가 벌어졌었다. 비단 그 대회 뿐 만이 아니라 중계화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니산 오픈의 자원봉사자들은 “Crossing"이라고 적힌 막대로 마치 기차길 철로를 차단하는 장치와 같이 선수들 티샷이 끝남과 동시에 페어웨이 가운데를 건널 수 있도록 열어주어 대회의 신속한 진행을 돕고 있었다.

대회의 효율적인 진행뿐만 아니라 갤러리 보호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 대회는 선수만의 잔치가 아니라 갤러리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에게도 축제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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