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잠망경]통신업계, 투자가 불안하다?

윤미경 기자 | 2005.01.24 08:55
텔레매틱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신규 통신서비스들이 올해부터 줄줄이 쏟아져나올 전망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서비스중인 텔레매틱스는 올 상반기 상용화 예정이고,위성DMB도 5월중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상파DMB도 이르면 위성DMB와 같은 시기에 상용화할 가능성이 크다.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또한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와이브로(휴대인터넷)는 당초 일정보다 빠른 내년 4월이면 서비스를 맛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많은 신규서비스가 비슷한 시기에 쏟아져나오는 것은 아마도 통신업계 사상 처음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초고속인터넷과 이동전화 이후 성장바통을 이어갈만한 차세대 통신서비스가 없던 상황에서 신규 통신서비스의 잇딴 등장은 성장이 둔화된 통신시장에 성장 기대감을 모락모락 지피고 있다.

무엇보다 신규 통신서비스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IT839'의 힘으로 해석된다. 신규 통신서비스의 대부분의 IT839 가운데 8대 서비스 품목에 속하는 것이고, 정통부는 IT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8대 통신서비스의 조기 상용화를 재촉해왔다.

정통부의 재촉 덕분인지, 불가피함 때문인지 몰라도 KT를 비롯해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은 예년보다 올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체들의 투자확대는 IT 중소벤처들의 시장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모처럼 IT산업도 침체기를 벗고 활기를 띨 전망이다. 최근 이같은 IT산업 활성화 분위기는 주식시장으로까지 전달돼 DMB와 와이브로와 관련된 주가에 일제히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정작 ‘투자’를 늘려야 하는 통신서비스업체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세대 성장엔진 발굴 차원에서 신규 통신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봇물처럼 쏟아지는 신규서비스가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수익성이 매우 불확실하다.

특히 기존 서비스와 신규서비스간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효과)도 염려스럽다. 신규서비스가 ‘또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의 대체’에 불과하다면 매출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신규서비스 시장을 열자고 기존 서비스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통신업체들은 ‘성장’과 ‘투자’를 놓고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통신시장은 이미 포화됐고,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더구나 시장도 매우 제한적이다. 시장규모를 키우지 않고서는 신규서비스의 잇딴 등장은 기존서비스 갉아먹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낳는다. 이같은 이유로, 투자는 통신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제 정부가 통신업체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 난제를 어느정도 풀어줘야 한다. 통신-방송융합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비롯해서 신규서비스에 대한 규제위험성도 해소시켜야 한다. 즉, 기존서비스와 신규서비스가 똑같은 잣대로 규제를 받지않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요금정책은 물론 단말기보조금, 결합상품 등 통신정책 전반에 걸쳐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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