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야기]"집 사도 돼요?"

머니투데이 방형국 부장 | 2004.12.14 11:16
요사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집 사도 돼요?"다. 좀더 들어가면 "언제 사는 게 좋을까요?"다.

대답은 항상 똑같다. "지금이 내집마련 또는 늘려가기 프로젝트를 세울 때다. 적어도 2006년 상반기 중에는 실행에 옮겨라. 그러나 큰 기대는 말라."

우리처럼 집을 사기가 까다로운 나라도 별로 없다. 대부분의 나라가 취업 또는 장사 등으로 집을 살 능력이 생기는 시기가 집을 사는 적기로 인식되는 반면 우리는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

아마도 집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나무 크게, 자주 출렁이기 때문이다. 집을 사고 파는 시기마저 재산증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정도로 우리의 주택시장이 불안하고 변수가 많은 게 현실인 것이다.

집은 단순히 집이 아니다. 샀다하면 올라야 하는, 삼성전자, 제너럴 일렉트릭,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좋은 '슈퍼 울트라 짱 최우량 주식'이어야 한다. 그래야 망년회에 나가 힘주고 얘기할 수 있다.

환란 이후 사회와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은 더욱 커지고, IT의 버블붕괴는 국민 개개인의 자산축소를 야기했다. 학습효과로 인해 주식시장은 돌아보기도 싫다. 믿을 건 부동산이라는 인식이 일반인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주택 실수요자들도 내집마련의 시기를 재는 것이 '부동산 불패'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집값은 내년에 어떻게 될 것인가. 알 수 없다. 굳이 전망하라면 내려가는 쪽이다. 청와대의 집값 안정의지가 강하다. 입주물량은 풍부한데, 수요자는 많지 않다. 미분양 아파트는 늘어나고 있다. 판교신도시 분양이 시작된다.


부동산 제재의 개편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집값의 상승턴을 밑으로 끌어당기는 요소들이다.

집값은 얼마나 내려갈까. 집값 바닥론이 일고 있는데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하방경직성이다. 한번 올라간 생활수준을 낮추기가 어려운 것처럼 한번 올라간 가격은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는 경제원론에 나오는 이론이다.

참여정부는 집값을 안정시켰다고 큰소리다. 하지만 소폭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전국 집값은 평균 1.7% 내렸다. 재작년 9.9%, 작년 5.7%나 오른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나마 서민들이 주로 사는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가격이 아파트 값 하락세보다 더 큰 게 문제다. 서민들만 죽는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니다.

지금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분당 등 5개 신도시 조성시기와 흡사하다. 2기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이나, 부동산 안정대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그렇다. 5개 신도시 건립과 안정대책의 효과는 컸다. 90년대 전반적으로 집값은 안정세를 보였다.

그때와 다른 것이 하나있다. 주택시장이 죽었다. 집을 사고 파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집값이 내렸다고 하는데 결실은 없다. 청와대 의지대로 3가구 이상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가 내년부터 시행된다.

주택시장은 더 얼어붙을 공산이 크다.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노무현 정부가 공들이는 주택시장의 안정대책이 치적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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