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근본을 잊지 말자

정건섭 동양화재 사장 | 2004.12.13 12:57
지구상에는 수많은 기업체들이 명멸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루에도 여러 기업체들이 설립되고, 또 문을 닫고 있다. 한 기업이 쓰러지지 않고 오랜 세월동안 명맥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실패한 기업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살아 남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변화의 조류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사회는 하루게 다르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보험환경도 마찬가지다. 여러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5년도에도 보험업계에는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산업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악화되는 어려운 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외부 제도적 환경변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경영에 많은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나름대로 변화 양상에 적절한 대응방안을 수립ㆍ시행하여 시대적 조류에 성공적으로 발맞춰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가지 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근본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대적 변화 조류에 맞춰 여러 조치들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근본을 잊어버린다면 그 기업은 언젠가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판매채널의 변화와 관련해서 적용해 보면 최근 각 보험사들은 환경변화에 적합한 채널을 발굴하고 기존 채널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방카슈랑스, 홈쇼핑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는 흔해졌고 온라인, 직판, 사이버 판매 등 기존에는 없었던 채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신판매채널을 통한 판매방식은 너무나 다양하게 파생되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뒤쳐지거나 외면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근본을 잊지 말자’ 라는 교훈을 상기할 때 신채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의 대면채널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보험산업은 인지산업이다. 또 보험상품은 편의품처럼 눈에 보이는 상품도 아니고, 소비자가 선택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험상품은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불확실성으로부터 보장해 주는 비가시적인 상품이므로 각자의 복잡한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해 개개인에 적합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그 가치가 생성된다. 이러한 역할을 가장 적합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대면조직이다.

대면조직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를 꼽으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진국에 비해 보험소비자들이 자기에게 맞는 보험상품을 먼저 선택해 구매하는 경향이 낮다. 소비자들에게 보험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보험니즈(needs)를 환기해주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러한 역할은 대면조직이 담당하게 된다. 다양한 신채널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보헙산업의 근본은 바로 대면조직이며, 이를 항상 염두에 두고 대면조직의 전문성 강화, 소득 및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면조직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지만 새로운 변화의 조류를 외면하거나 무시하자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기존 대면조직과 신판매채널을 조화롭게 육성ㆍ발전시켜나가야 보험산업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너무 신조류에 편승해 기존의 대면조직 육성에 소극적인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고 신채널과 기존 채널의 조화야말로 보험업계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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