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6조 7항에 의하면, 앞 조와의 간격이 14분을 초과하였거나 파4와 파5홀의 티잉 그라운드에 도착했을 때 앞 조가 홀 아웃을 하고 그린이 비어있을 때 그 조는 느린 것으로 간주하며 공 자국을 수리하고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자신의 공이 있는 곳에 와서 경기자나 캐디가 거리 측정을 목적으로 공 전후좌우를 걸어다니는 시간이나 잔디 상태를 살피는 행위 등은 재는 시간에 포함된다.
느린 조 중 한 경기자가 다음 사항에 해당되면 벌을 받게 되는데, 한 타 치는데 60초 이상 걸렸거나(퍼팅 포함), 한 홀에서 친 총 타수의 평균시간을 25초 이상 초과했을 때 벌타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파4홀에서 6타를 쳤을 경우 평균 시간은 6타 곱하기 30초, 즉 180초이므로 206초를 지나는 순간부터 벌타를 받게 된다. 그러니까 각 타수에 30초를 상식적인 소요 시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는 얘기다. 이를 위반할 때는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2벌타, 매치 플레이에서는 해당 홀 패가 되며 위반을 되풀이하면 실격이 된다.
이 조항과 관련해서 골프 룰 북에 재미있는 주석 하나가 달려있는데 말 그대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주: 본인이 느린지 아닌지를 알고 싶으면 경기 위원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만큼 슬로우 플레이에 대해서는 각 개인의 시간 감각상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걸 미리 예상한 문구가 아닌가 싶다. 사실 슬로우 플레이어에게 “당신 왜 느린 플레이를 하는 거요?” 라고 한다면 열에 아홉은 다 수긍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자신이 남들보다 진행이 늦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객관적인 시간 가늠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룰 규정집에는 아예 그 부분에 대한 논란을 미리 차단하자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이다.
빠른 진행은 동반자에게 기본 예의이자 시합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규정 준수이다. 그러나 최근 몇 번의 공식 시합에서의 벌타 부과 때는 보다 정확한 시간 체크가 아쉬웠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도 시간을 잘 지켜야겠지만 경기 주최측도 초시계를 활용한 보다 엄정하고 객관적인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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