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흥공장은 예언의 터?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 2004.11.01 12:41

[경제기행]삼성, 중교리에서 타임스퀘어까지(15)

삼성의 반도체 주력 라인이 들어선 기흥은 예언의 땅인가. 뜻으로 풀어 본 기흥은 그릇 기(器), 흥할 흥(興)이니, 반도체가 정보 내지 지식을 담는 그릇이라는 점에서 딱 들어 맞는 다.

기흥이 상형 문자로서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릇 기(器) 위에 큰 입 구(口)를 씌우면 마치 전자 회로도 처럼 보인다는 것. 이러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은 흥할 흥(興)이 더 절묘하다고 강변한다. 이 글자 아래 쪽만 떼어 보면 'ㅠ' 자처럼 보여 반도체의 세로 정면도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글자 위쪽의 양옆에 있는 모양이 반도체를 세로로 세운 것 같이 보이고 가운데에 있는 '같을 동(同)' 자와 리드 프레임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라는 해석까지 곁들이고 보면 제법 그럴 듯하다.

다시 뜻으로 풀어 '興'이 반도체의 상형자로 본다면 결국 기흥은 '반도체와 같은 그릇을 만드는 곳'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어느 쪽이든 절묘한 해석이 나온다.

풍수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기흥이라는 지명에 대해서는 '확실히 뭔가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 이사장은 "기흥은 풍수에 밝은 대선각이 작명을 한 것이 틀림 없다"며 "이 지명에 흥미를 느껴 한국지명총람을 모두 뒤져 봤지만 '그릇 기'를 쓰는 마을 이름이 우리나라에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풍수는 땅을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 사람이 스스로의 격을 따지고 개성을 살려 호를 짓는 것처럼 땅도 쓰임을 따져 이름을 붙인다. 그런 측면에서 '반도체'라는 개념 조차 알 리 없었던 먼 옛적 누군가가 이 마을이 이렇게 쓰일 것을 알고 이름을 지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풍수지리로 봐도 삼성 기흥공장이 들어선 곳은 확실히 눈에 띈다는 게 그의 주장.

"풍수에서 묘자리(음택)나 사람이 사는 집(양택)을 얘기할 때 흔히 주산(主山)을 얘기하는데, 이것을 마을이나 도읍에 대입하면 '진산(鎭山)'이 된다. 즉 개인의 무덤, 집이나 훨씬 넓은 개념의 마을이나 모두 어느 산의 정기를 받는 지맥위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기흥읍 농서리는 수지의 소실봉에서 남진한 기맥이 청명산을 거쳐 매미산으로 솟은 다음 신갈 저수지를 만나 멈춘 뒤 지기(地氣)를 응집한 곳이다.

여기서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영향을 주는 진산이 바로 신갈저수지와의 경계에 있는 '매미산'이다. 매미산은 산세가 매미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지만 예로부터 화려한 변신을 꿈꾸던 지기 충만한 땅이었다.

매미는 굼벵이로 땅 속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뒤 번데기가 됐다가 껍질을 벗은 후 매미로 태어나 우렁차게 울어 댄다. 매미산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지기를 크게 품은 채 천 년을 잠자던 산이었고, 현대에 들어 반도체라는 그릇이 생산되면서 지기가 크게 발동해 삼성은 물론이고 나라에 엄청난 부(富)를 가져온 것이다.

결론적으로 볼 때 삼성이 매미산 남서쪽으로 반도체 공장 부지를 쓴 것은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천운을 불러온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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