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인도·베트남 기업 '지원' 외교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4.09.30 16:30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 지원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9월중순 카자흐스탄, 러시아를 방문했던 노 대통령은 10월4일 인도 베트남 순방 길에 오른다. 그 사이 추석 연휴가 끼어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주에 걸쳐 4개국을 순방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셈. 특히 이번 인도 베트남 방문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대한민국 CEO로서의 일정이 대부분이어서 '지원 외교'로 받아들여진다.

◇BRICs의 한 축 인도 = 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1996년 2월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할 때 인도의 위상은 달라졌다. 신흥 강국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UN 상임이사국 진입까지 노리고 있다.

실질 구매력 기준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거대 시장을 갖고 있고 IT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세계 2위의 강국이다. 노 대통령이 미·중·일·러 등 4강 외교 다음으로 인도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있다.

인도 방문의 초점은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 지원에 맞춰져 있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도로, 댐, 플랜트 등 인프라 건설 분야 진출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송형진 효성 사장, 안충승 현대중공 사장,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 허종 쌍용건설 사장, 허종 삼환기업대표 등 국내의 대표적인 건설관련 업체 대표들이 동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의 강점인 SW 분야와의 협력도 주요 사안이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의 하드웨어와 인도의 SW의 접점을 찾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센터를 한국에 설치하는 문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기업의 인도 진출에 역점을 두다보니 인도 기업의 한국 진출 등 투자 유치를 간과한 것은 '옥의 티'로 지적된다.

◇에너지 외교, 베트남 = 베트남과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은 것은 지난 1992년. 짧은 역사지만 양국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진전돼 왔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협력을 강화해왔고 최근에는 한류 열풍까지 불며 문화적으로도 친밀도가 높아졌다.


우리나라 기업이 아시아 국가중 중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하고 있는 나라이자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국가로 꼽힌다. 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서 실용 실리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국내 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만큼 투자 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노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카자흐스탄 러시아 방문이후 지속돼 온 에너지 자원 외교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석유 가스 공동개발 등이 좋은 예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억수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베트남 순방길에 함께 한다.

◇다자외교 시험대, ASEM = 노 대통령은 베트남을 국빈방문하기 앞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ASEM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지역한 협력체인 ASEM회의에서는 정치, 경제, 안보 등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만 노 대통령은 다른 사안보다 한반도 정세 관련 사안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북핵 문제 관련 평화적 해결 의지를 재천명하고 아시아 및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제기된 우리나라의 핵실험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개별 국가 방문에서는 통상 경제 협력 외교에 중점을 두는 대신 다자 외교 자리에서는 북핵 문제 등 민감한 국제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안개' 속에 들어선 북핵 문제 등을 '다자 외교' 틀 속에서 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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