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에 전구 쑤셔넣고, 군용견이 물게 하고"

프레시안  | 2004.05.03 16:22

이라크포로 고문 속속 드러나, "美정보당국이 고문 직접 지시"

미군의 야만적인 이라크인 포로 성고문과 학대 사진 공개로 아랍을 비롯한 전세계 분노가 폭발하자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은 일부 '망나니 미군' 탓으로 돌리고 있으나, 이번 사건이 미군 정보당국의 철저한 통제하에 이뤄졌다는 주장과 증거가 속속 들어나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뉴요커> “미정보당국 정보 얻기 위해 학대명령 가능성”

미국 시사잡지인 <뉴요커>는 최신호(10일자)를 통해 “미군 정보 당국이 포로들로부터 정보를 캐내기 위해 (성고문 등의) 학대를 명령했을 수 있다”며 미군 당국의 학대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뉴요커의 탐사전문기자인 세이무어 허쉬 기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미군 6명 가운데 한 명인 이반 프레데릭 하사가 지난 1월 집으로 보낸 일기장 등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프레데릭 하사는 “나는 감옥안에서 보여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지만 ‘이는 미군 정보당국이 원하는 방법’이라는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은 또 집으로 보낸 일기장을 통해 “이같은 포로 심문은 군 정보당국이 정보를 얻기 위해 벌이는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프레데릭 하사의 일기장에 따르면 군 정보장교들은 또 프레데릭을 포함한 이라크 포로 심문에 가담한 병사들에게 “확실한 결과와 정보를 얻는 등 업무를 잘 수행했다”고 칭찬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뉴요커가 보도한 안토니오 타구바 미 육군소장의 보고서는 “감옥안의 예비군 경찰들이 미 육군 관리들과 CIA 요원들로부터 ‘목격자들에 대한 심문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조건을 만들도록’ 재촉당했다”고 밝혔다.

<뉴요커> "사진은 빙산의 일각, 전구 이용한 성고문도

<뉴요커>가 공개한 타구바 소장의 53페이지 분량의 보고는 더욱 구체적으로 이라크인 성고문과 학대 모습을 폭로하고 있어 사진을 통해 드러난 학대 모습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화학전구를 깨뜨려 이라크인 포로들 머리 위로 화학물질을 쏟아붓기도 했고 찬물을 벌거벗은 포로들에게 끼얹었으며 강간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미군들은 또 빗자루와 의자로 포로들을 가격했으며, 전구와 빗자루를 포로 항문에 집어넣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었다. 또 군용견을 풀어 수감자들을 위협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포로들 중에는 개에 물리기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이러한 충격적인 보고서는 목격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에 따라 밝혀졌으며 증거물로 사진이 입수됐다”고 주장했다.

미군 간부들 “걱정하지 말라”

영국의 <가디언>지도 1일 프레데릭 하사가 써놓은 e-메일 등의 내용을 입수해 포로들의 수감 상황과 고문의 명백한 증거, 심문후 한 사람이 사망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프레데릭 하사는 “포로들은 축축하고 차가운 감방안에 구금돼 있었다”며 “군 정보 당국은 우리들에게 이들을 입을 것도 없고 화장실도 없으며 창문이나 환기시설도 없는 감방에 3일동안 가두어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프레데릭에 따르면 그는 이러한 참상을 상사에게 보고했으나 상사는 “걱정하지 말라”고만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나는 이들 포로들이 가로 세로 1m의 감방에 수감돼 있다는 것을 들었다”며 “상사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는 ‘포로들이 서서 자건 상관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레데릭은 이어 “포로들 가운데 확실히 정신 이상이 있는 포로는 철조망 부근에 서 있다는 이유로 무참히 사살됐다”고 충격적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또 그에 따르면 교도소 안에는 종교 사원이 있긴 했지만 포로들은 이 곳에서 참배하도록 허용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 책임자, “감방은 사실상 미정보당국이 엄격히 통제”

이라크인 포로의 성고문과 학대가 이루어진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책임자인 미군 재니스 칸딘스키 준장은 <뉴욕타임스>와의 1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이라크인 포로 학대와 연관된 감방은 내가 지휘하던 예비군이 아니라 미군 정보당국의 엄격한 통제하에 놓여 있던 곳”이라며, 모든 책임을 미군 정보당국에게 떠넘겼다.

이번 학대가 이루어진 '1A'라는 감방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도 직접 수사를 담당하지 않는 병사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출입이 통제가 이루어지던 장소 가운데 하나”라는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미군 정보당국은 이라크인 포로들을 수사 장소로 데리고 가기 위해 오전 2시나 오후 4시 등 아무 때나 하루 24시간 내내 그 감방을 출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NYT 2일자 기사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칸딘스키 준장은 “이라크인 포로를 성고문하고 학대한 미 예비군은 미군 정보당국의 직접적인 명령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학대 조장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칸딘스키 준장은 또 “CIA 요원들이 감옥에서 이루어진 심문에 종종 참여했다”고 밝혀 이라크인 포로 학대는 미 정부 당국의 정보 부서들이 폭넓게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칸딘스키 준장은 자신이 이러한 내용을 폭로하는 배경으로는 미군 당국이 사건을 축소 은폐 및 책임을 전가하려는 데 따른 반발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는 사용후 버리는 일회용품 아니냐”며 미군 당국은 우리가 모든 비난에 책임지고 일들이 마무리되길 바라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라며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는 미군 당국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칸딘스키 준장은 또 사진 가운데 16명의 미군 병사 다리가 나온 사진 한 장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녀는 “상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미군 병사 16명의 다리가 나왔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이 신문에 참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나는 감방에 미군 16명을 배치시키지 않았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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