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경영]가정에서의 고객 만족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 2003.12.30 17:39
가난한 집에서 성장한 김 이사는 비교적 풍요로운 집안 출신의 부인을 얻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본가 식구에 대해서는 연민을 갖게 되었고 기회가 되는대로 그런 자신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해외 출장을 다녀 오면서 부인이나 애들 선물은 잊어도 부모와 형제의 선물은 반드시 챙겼다. 몇 번은 참았지만 부인의 입장에서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니었다. 결혼만 했지 아직 본가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이다.

결혼 20년이 넘어 이제는 그만 해도 될 것 같은데 얼마 전 해외 출장에서도 그는 여전히 부모 형제만을 챙기고 부인과 애들에게는 아무 선물도 안 하는 만용을 부렸다. 참다 못한 부인이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선언을 했고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기세이다. 본가에 전하라는 선물도 아직 자신의 집에 그대로 있다. 당신이 산 선물 당신이 전하라면서 어깃장을 부리는데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는 이제서야 무언가 잘못되고 있고, 이대로 가다가는 가정이 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겼다. 그렇지만 무엇이 문제이고 왜 부인이 자신에게 그토록 분노하는지 아직 이해를 못하고 있다.

대학에 다니는 자식을 둔 박 여사는 요즘 아들 녀석 때문에 단단히 삐쳐 있다. 귀한 자식이라 아무 것도 시키지 않고 요구도 하지 않으면서 곱게 키워 왔다. 그러던 녀석이 알바를 해서 제법 큰 돈을 벌었다며 자기와 같이 백화점에 가자는 것이다. 자신의 선물을 사 주려나 해서 기대를 갖고 나섰는데 알고 보니 여자친구의 선물을 고르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평소 무뚝뚝하고 쇼핑에 아무런 취미가 없던 녀석이 여자친구 것을 고른다며 눈에 불을 켜고 물건을 찾고 고르는 모습을 보니 부하가 치민다. 기껏 키워놨더니 부모는 안중에도 없고 여자친구만 챙기다니, 이런 꼴을 보자고 그렇게 애지중지했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이 부장은 친정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애들을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어 지방에 계시는 부모에게 간청을 하여 젊은 시절부터 함께 살면서 애를 맡겨 왔던 것이다. 물론 애를 봐주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인장모를 모시게 된 남편에게는 때때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 느닷없이 남편이 온 가족에게 호텔식당으로 오라고 했다. 뭐 때문에 비싼 호텔에서 식사를 하자는 것인지, 왜 온 식구를 다 나오라고 하는지 의아해했는데 식사 도중 남편이 자신의 부모에게 반지를 내밀었다. 좋은 딸을 주셔서 너무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물론 자신의 것도 있었다. 평소 다정다감한 편이 아니었던 남편의 이런 행동에 이 부장은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른다. 부모님의 감동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 부장은 남편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많은 단점들이 순식간에 덮이면서 정말 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같은 돈과 시간을 써도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위의 경우처럼 자신의 집안만 챙기는 경우가 최악이다. "너희 집은 부자지만 우리 집은 가난하잖니, 그러니 내가 우리 집안을 챙길 수 밖에" 얼핏 합리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런 행동은 성인군자라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남자는 어떤 형태로든지 보복을 당한다.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부모로부터 받기만 하던 아들이 부모는 제껴둔 채 여자친구의 물건 사는 자리에 어머니를 모시고 간 것도 생각 없음의 표출이다. 귀여움만 받고 자란 아들에게 엄마는 그저 주기만 하고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사람으로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결코 그렇지 않다.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애완견에 관련된 선물을 하거나 애완견에 대해 물어봐 주는 것이다. 그런 사람과 원수가 되는 길은 개 키우는 사람에게 비판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 개 키우는 사람 이해를 못 하겠어요. 식당엘 끌고 오질 않나, 전철에 타질 않나, 정말 개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라고 얘기를 해 보라. 당신은 바로 그 사람과 웬수가 될 것이다. 메리옷 호텔을 만든 메리옷 2세는 고객 만족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이 직원들을 보살피면, 직원들이 고객을 보살필 것이다." 이는 가정에도 그대로 해당한다. "당신이 처가집을 보살피면, 부인이 당신 집을 보살필 것이다." 하지만 이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당신이 처가집을 보살피지 않으면 부인 역시 당신 집안을 거들떠 보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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