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지하철에 임산부와 아기 그림이 그려진 안내문구가 게시돼 있다./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이어 "참고로 필수 의료 수가와 약가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정한다"며 "그러니까 필수 의료의 부족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옥시토신은 자궁수축을 유발, 촉진하고 자궁출혈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주사제다. 우리나라에서는 JW중외제약의 '중외옥시토신주'와 유한양행의 '옥시톤주사액' 2개 품목만 허가받았는데 모두 약값이 270~280원(개당)으로 책정돼있다. 중외옥시토신주는 지난해에도 품절 이슈가 생기면서 정부가 약값을 40% 인상해 그나마 200원대로 올랐다.
의료계는 옥시토신 등 의약품 품절 이슈가 반복되는 것을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대한아동병원협회(현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44개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품절된 소아·청소년 중증 질환 필수의약품 종류는 47개에 달했다. 이 중 몇 개는 여전히 '품절' 상태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소아청소년 인구 감소로 약재 생산에 수익성이 나지 않아 기업이 만들지 않는다" "못 만들면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데, 정부가 제값에 수입도 못 하게 한다"고 토로했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옥시토신 가격이 너무 낮은 것도 공급난에 영향을 미쳤다"며 "충분한 약값 인상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환자 진료에 반드시 필요하나 경제성이 낮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필수의약품은 원가 보전 등 적정 약가를 보상해 나가고 있다"며 "국가필수의약품은 원가 보전을 수시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정했다. 앞으로도 민관협의체를 통해 수급 불안정 약제의 원인이 채산성(수입과 지출이 맞아서 이익이 있는 성질)에 있다고 판단된 경우 약가 인상 및 생산량 증대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