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의사당에서 하원 공화당원들과 만났다. /로이터=뉴스1
13일(현지시간) CNN·NBC·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 선거(총 435석)에서 개표 9일 만에 공화당이 과반 의석인 218석을 확보해 다수당으로 확정됐다. 지난 5일 동시에 치러진 미 대통령·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통령과 연방 상원을 승리한 데 이어 하원까지 장악한 것이다.
빨갛게 물든 미국…공화당 '대통령·상원·하원' 싹쓸이
2024년 미국 대통령 및 상·하원 선거 결과 및 역대 미 연방 의회 다수당 현황/그래픽=윤선정
현재 미국은 민주당 행정부에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공화당은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했고, 이번에 백악관과 의회 양원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미 의회는 법안 발의·심의권을 독점하고 정부 예산을 심사·승인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상·하원을 분점할 경우 백악관에 대한 견제가 가능한 배경이다. 바이든 정부도 2022년 공화당에 하원을 빼앗긴 후 주요 의안 처리 때마다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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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트럼프, 브레이크 없는 의회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공동 결의안 41호에 서명하고 빌 히젠거 미시건주 하원의원에게 자신의 볼펜을 주고 있다. 2017.02.20 /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취임 직후 대대적인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트럼프 2기' 구축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 국경 장벽 건설, 특정국 국민 미국 입국 금지 등에 대한 행정명령 발동이 가장 유력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철회한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 이번엔 대통령이 공무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도 발동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화당이 양원을 쥐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주요 공약 중 의회 승인이 필요한 반도체법(칩스법)·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정, 교육부 폐지, 세금 감면, 관세 인상,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개정 등 추진도 수월할 전망이다. 현 바이든 정부에선 하원 내 강경 우파 공화당 의원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지만 트럼프 집권 2기엔 이들이 각종 의제를 앞장서 추진하는 해결사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가 전면 지원해온 우크라이나 관련 의제도 방향이 바뀔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수년간 이어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가드레일(견제장치) 없는 트럼프는 위험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단순한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