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트럼프 타워에서 회동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로만 코스텐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정보위원장은 "협상은 (안전)보장에 기초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그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어떤 영토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일부 뺏긴 상태에서 휴전 협상에 나서는 일에 대한 정당화라고 NYT는 해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달 "우리가 어떤 길을 가든, 점령지가 다른 나라 영토임을 법적으로 인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이 즉각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를 협상 카드로 사용할 생각이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철수를 휴전 협상 전에 이뤄져야 할 조건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 여당 콘스탄틴 자툴린 의원은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철수하면 러시아가 내년 봄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현지시간) 소치에서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파트너십 포럼 장관급 회의 폐막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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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3일 국영 로시야-1 방송과 인터뷰에서 현 상태로 전선을 동결하는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쟁을 멈추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교전선을 따라 10년간 휴전하고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 이는 새로운 방식의 민스크 협정과 똑같고, 심지어 더 나쁘다"고 말했다. 민스크 협정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 지원을 받는 친러 반군 사이 종전을 위해 2014년과 2015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체결된 2개의 협정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양측의 교전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며 협정은 유명무실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 방식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은 나토 영토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항상 통제하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문제에 대한 미국의 근본적인 접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날 폭스뉴스는 트럼프가 휴전 협상을 이끌 평화 특사를 곧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전선 동결 후 비무장지대 조성,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최소 20년 유예 등이 협상 방안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