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현지시간) 워싱턴 하얏트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워싱턴 AFP=뉴스1
KIEP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세계경제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3.2%) 보다 0.2%p 낮췄다.
KIEP은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공약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보복관세 조치가 이르면 내년 중 일부 이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수입품에 10~20%(혹은 10~20%p 관세 인상)의 보편적 기본관세 부과는 내후년 시행될 것으로 봤다.
중국경제는 내년 4.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4.5%)보다 0.4%p 낮춰 잡았다. 최근 중국정부가 발표한 여러 경기부양책이 경기를 완전히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으로 보여서다. 무엇보다 내년 트럼프 신정부가 출범하면 대중국 제재가 강화돼 중국 경제성장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IEP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60% 관세도입에 따라 중국의 대미수출 60%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유럽은 내년 1.3% 성장하며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지역 경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독일경제가 경기 및 구조적 요인으로 저성장세가 예상돼서다. 또 과다 재정적자에 대한 제재절차 시행도 일부 회원국의 정부지출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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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전망과 같은 1% 성장을 예상했다. 2024년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기업투자 증가로 올해보다 성장세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밀접한 실질임금 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까닭에 일본이 향후 고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국 중 고성장세가 예상되는 나라는 인도다. KIEP은 인도가 내년 투자와 소비 호조에 힘입어 6.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1.6%→1.7%)를 제외하면 지난 5월 전망보다 전망치가 올라간 주요국은 인도(6.5%→6.8%)가 유일하다.
KIEP의 이러한 전망은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신중한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파국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점도 전제했다.
다만 KIEP은 내년 세계경제의 상방 요인 보다는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화되는 트럼피즘, 심화되는 성장격차'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주요 하방 요인으로는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자국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 심화 △대내외 악재에 따른 중국 경제성장 충격 △통화정책 전환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실질 부채 부담 증가를 꼽았다.
이시욱 KIEP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우리 대외환경이 엄중해졌다"며 "미국 통상정책 방향과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국제 거시경제, 미국 금리 환경 등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고 특히 미국 물가 향방이 공약 시행 시기 및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EP은 환율 전망과 관련해 당분간 강달러에 따른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예상되지만 점차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식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최근 고환율은 트럼프 신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고 강도높은 정책이 실현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강달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제 정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금 우려했던 수준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있고 또 강달러에 대한 우려가 미국 내에서도 있다"며 "이에 우리나라 등 대미 무역흑자국에 환율 압박을 해올 가능성이 커 강달러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