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서울 지하철 문래역 3번 출구 근처에서 한 수험생이 '수송차량'에 타기 위해 뛰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지자체와 자율방범대 등 봉사자들이 수능 당일 '수험생 수속 작전'을 펼쳤다. 모범운전자회 소속 택시와 주민센터 관용차량, 봉사자들의 자가용 차량이 동원됐다.
대기 중이던 구로구청 공무원들과 지역 봉사단체 회원들은 남학생을 낚아채듯 이끌고 수송차량에 태웠다. 학생은 "진짜 감사하다"며 숨을 헐떡였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8시3분쯤 서울 구로구 온수역에서 한 수험생이수송차량에 타고 있다. /영상=김호빈 기자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봉사자들이 여학생을 달랬다. 김성규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조합 영등포구지회장은 "대영고는 신길동 유명한 설렁탕집 바로 뒤에 있다"며 "금방 간다. 괜찮다"고 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도 직접 수송차량 문을 열어주며 "힘내라"며 응원했다.
자동차전문정비사조합원 영등포구지회와 문래동 자율방범대 회원 등 20여명은 영등포구청 공무원들과 함께 이날 오전 6시부터 문래역 3번출구에 나왔다. 지역 지리를 잘 아는 이들은 수험생이 지하철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어디로 향하냐'고 묻고는 차에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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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래역 3번 출구에서만 수험생 6명이 도움을 받았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영등포 수험생들이 모두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 있도록 응원해 주러 나왔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 한명까지 수험장에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서울 지하철 문래역 3번 출구 근처에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수험생을 '수송차량'에 태우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서울 지하철 문래역 3번 출구 근처에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수험생을 '수송차량'에 태우고 있다. /사진=정세진 기자
경인고에 다니는 권모군은 "차량을 지원해주니 훨씬 편하다"며 "준비한 만큼 잘하고 오겠다"고 했다. 한 남학생 아버지는 아들과 같이 수송차량에 타고 수험장으로 향했다.
우신고로 향하는 수험생수송차량을 탄 구로고 3학년 김모군은 "너무 감사하다"며 "엄청 떨려서 주스 한 잔만 마시고 나왔다"고 했다.
수험생이 탄 차량이 먼저 이동할 수 있게 버스와 승용차들은 길을 터주기도 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7시쯤 서울 구로구 온수역에서 수험생과 아버지가 수험생 수송차량에 타고 있다. /영상=김호빈 기자
방배모범운전자회 소속 택시기사 박인석씨(72)는 "5~6년 전 수능날 엄마와 딸이 발을 동동 구르며 찾아온 적이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꼬리잡기하며 급히 갔는데 입실시간 3분 전에 도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번호를 알려줬더니 나중에 감사하다고 인사가 와 마음이 따뜻했다"고 했다.
김성규 서울시자동차전문정비사조합 영등포구지회장은 "한 20년 수험생 수송 봉사 했는데 급하게 도착한 수험생들은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며 "나중에 대학 합격했다고 고맙다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지하철 방배역 2번출구 앞. '수험생수송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