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오시안=신화/뉴시스] 중국의 '광군제'인 11일(현지시각) 중국 후난성 다오시안에 있는 한 물류 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 '광군제'는 11월 11일 열리는 대규모 쇼핑 행사로 '독신'(싱글)을 상징하는 숫자 '1'이 네 번 반복되는 11월11일에서 유래했다.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싱글'을 기념하는 날로 시작됐으나 상업적인 행사로 변모해 지금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24.11.12.
13일 중국 데이터플랫폼 '싱투'(스타맵)에 따르면 지난 11일 밤 11시59분까지 집계한 쌍십일절 이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기업들의 총 누적 매출액은 1조4418억위안(약 281조원)으로 지난해 쌍십일절 집계 대비 무려 26.6%나 늘었다고 밝혔다. 나눠 보면 이커머스가 20.1%, 라이브커머스가 54.6% 늘었다.
더우인과 콰이쇼우 등 동영상 기반 라이브커머스들도 괄목할 성과를 냈다는 입장이다. 더우인은 3만3000개 이상 브랜드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고, 500% 이상 늘어난 브랜드가 1만7000개라고 밝혔다. 콰이쇼우도 생방송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고, 무려 5만7000개 이상 브랜드가 지난해 최고치를 넘어섰다고 했다.
'역대 최대'라는 쌍십일절 성적표를 중국 내 데이터업체들과 언론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건, 이번 쌍십일절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달성의 한 바로미터 격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5% 안팎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정한 상태다. 달성 여부를 결정짓는 건 누가 뭐래도 내수진작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집중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국가우편국 소포 배송 물량은 전년 대비 20.7% 늘었다. 실질 물동량이 늘었으니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중국 내에선 소포 배송량 증가가 꼭 경기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가 빠르게 저가제품 다량구매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포는 많아져도 실질적으로 판매자들이 얻는 수익은 줄어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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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을 통해 크게 조명되지는 않지만 실제로 어두운 통계가 적잖다. 타오바오와 핀둬둬에 모두 입점했다는 한 소형가구 판매기업은 "타오바오 주문량이 평소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오히려 30%가량 줄었다"며 "그나마도 플랫폼들이 너무 저가경쟁에 집중하면서 상인들이 제대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소규모 판매자로 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타오바오와 JD.com 등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한 판매자는 올해 쌍십일절 상황에 대해 "매우 실망스러웠고,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트래픽(접속량)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쌍십일절 트래픽은 일부 대형 판매자들에게 집중되며, 절대 다수인 소규모 업체들의 트래픽은 평소보다 나빠지기 때문에 행사 참여 의미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쌍십일절은 원래 중국에서 독신을 의미하는 '광군'(광곤)의 외로움을 위로하자는 취지에서 유래했다. 외로운 1이 네 개 겹치는 11월 11일을 기념일로 정해 중국 온라인 쇼핑몰들이 할인혜택을 제공하던 게 중국 최대 대규모 쇼핑이벤트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