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로이터=뉴스1
12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원유 수요가 예상만큼 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예측치를 하향 조정했다. 원래 내년 원유 수요가 일 164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보고서에서 일 154만 배럴로 낮췄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은 지난달 단기 에너지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78달러로 전망했다. 그 한 달 전인 9월 보고서에서는 배럴당 81달러로 내다봤었다. EIA는 "내년 세계 석유 수요 감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국장은 지난달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지난해보다 훨씬 약했다"며 "중국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날 브렌트유는 71.89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60% 관세 부과를 공약했다. 2기 행정부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반중국파 대표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을 발탁한 것으로 공약 실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원유 가격 분석 기업 OPIS의 톰 클로자 책임은 CNBC에 "무역전쟁이 발생한다면 국제유가는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며 "OPEC이 생산 억제를 위한 실질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배럴당 40달러, 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유가 상승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생산원가를 자극해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본다. 또 이란 제재 가능성도 상승 요인으로 꼽는다. OPEC은 이란의 경제 상황과 미국 제재를 고려해 원유 감산 의무를 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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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이란은 미국 제재를 우회, 중국을 비롯한 제3국가에 원유를 대거 수출했다. EIA가 지난해 발간한 이란 원유 수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2022년에 54억 달러, 지난해에 53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제재가 효과를 내기 시작한 2020년(16억 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을 틀어쥐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에너지애스펙트의 암리타 센 연구책임은 "트럼프 당선인이 저유가를 주장하지만 내가 만났던 모든 헤지펀드는 고유가를 예측했다"며 "이란은 일 35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해 일 180만 배럴을 수출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란 수출량은 일 40만 배럴이었다. 밀수가 더 교묘해졌다고 해도 (이란 공급량 중) 일 100만 배럴 물량이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가져다 준 학습효과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제재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는 예측도 있다. 에너지컨설팅 업체 FGE의 이만 라세이 상무는 아르거스 인터뷰에서 "지금 (이란 원유 수출망에) 남은 사람들은 (미국)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이라며 제재로 밀수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