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예방 헬멧·다회용 기상 관측기…톡톡 튀는 다이슨 어워드 우승작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4.11.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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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4 국제전 우승작 ‘아테나(Athena)’/사진제공=다이슨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4 국제전 우승작 ‘아테나(Athena)’/사진제공=다이슨


항암 치료를 받더라도 머리카락이 빠지지 않도록 돕는 두피 쿨링 헬멧, 재사용이 가능한 기상관측기기.

일상과 밀접한 불편함을 해결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실제 제품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차세대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활동의 하나로, 영국의 가전제품 기업인 다이슨이 실시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2024'에서 우승하면서다.

수많은 혁신 기술로 영국의 '애플'이라 불리는 다이슨은 2005년부터 국제 학생 엔지니어링 겸 디자인 공모전인 다이슨 어워드를 매년 실시해왔다. 젊은 인재들이 창의적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단 의도에서다. 지난해엔 한국팀이 국제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동시 개최된 올해 어워드에선 2000여개의 아이디어가 출품됐다. 여러 부문 가운데 의료 부문 및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우승작 2팀이 최종 선정됐다.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 예방하는 쿨링 헬멧 '아테나'
의료 부문 출품작 가운데 항암 치료 후 탈모 예방을 돕는 쿨링 헬멧 '아테나(Athena)'가, 지속 가능성 부문에서 재사용이 가능해 환경 문제를 줄일 수 있는 기상 관측기구 '에어시드 라디오존데(AirXeed Radiosonde)'가 우승을 차지했다. 두 우승작에는 각 3만 파운드(한화 약 4691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아테나는 아일랜드의 올리비아 험프리스가 어머니의 암 투병을 지켜보며 발명했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65~99%는 치료 과정에서 탈모 증상을 겪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두피 쿨링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시중에서 시행하는 두피 쿨링 치료는 비용이높고, 해당 기술을 보유한 일부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환자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

험프리스는 이같은 기존 탈모 예방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아테나를 발명했다. 아테나는 두피 쿨링 기술을 헬멧 형태의 기기에 새롭게 적용했다. 기존 요법의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치료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휴대성을 높인 것이다. 이 기기는 펠티에라는 저가 열전 반도체를 탑재해 비용을 낮추고, 배터리로 작동해 항암 치료 후 병원에 머무를 필요없이 환자가 원하는 시간, 장소 어디서나 두피 쿨링 치료가 가능하다.

험프리스는 "그리스 신화 속 지혜와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는 수많은 전투와 어려움을 이겨내며 회복력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있는 이들의 강인함을 발명품의 이름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사용 가능한 기상 관측기기, '에어시드 라디오존데'
싱가포르 기술 및 디자인 대학교 소속의 연구원 셰인 키 흘라 윈과 다니엘 수피얀 빈 샤이풀이 발명한 '에어시드 라디오존데'는 기존 일회용 라디오존데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 있는 제품으로 대체하고자 개발됐다.

기상 관측소들은 일기 예보를 위해 전파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 기상 관측 기기인 라디오존데를 대기 중에 발사한다. 라디오존데가 높은 고도에 도달하면 급격하게 추락하며 회수가 어려운 외딴 지역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일회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매년 버려지는 라디오존데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약 48톤으로 추정된다. 버려진 장치 내부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 역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우승팀은 장치의 일회성 사용을 방지하고, 회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풍나무 씨앗에서 영감을 받아 나선형으로 회전하며 낙하하는 에어시드 라디오존데를 설계했다. 이 라디오존데는 낙하 속도와 방향을 조정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지면 충돌 시의 손상을 방지한다. 또 회수하기 쉬운 지역에 착륙할 가능성을 높였다. 회수와 다회 사용이 용이해진 에어시드 라디오존데는 기존의 수많은 전자 폐기물 발생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보여줘 우승작에 선정됐다.

셰인 키 흘라 윈과 다니엘 수피얀 빈 샤이풀은 "라디오존데로 인한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성 이슈를 해결하고자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에 참가하게 됐다"며 "앞으로 관련 기관과 기상 산업 분야의 제조업체들과 협력해 추가적인 테스트 진행과 기술적인 과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이슨의 창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은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에서 학생들이 제시하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이것이 바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의 진정한 의미"라며 "올해 훌륭한 우승작을 발표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수상한 학생들이 앞으로의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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