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라는 호칭에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졌던 삼성그룹주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간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삼성그룹사 주식을 대량 출회하면서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개인은 저가 매수 심리를 발동해 물타기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주가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50,700원 ▲100 +0.20%)는 전날보다 2400원(4.53%) 하락한 5만6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장 중 5만500원까지 내리며 52주 최저가를 재차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전날에도 5만3000원으로 연중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7월 11일 8만8800원까지 올라 9만원대 반등을 시도했던 삼성전자는 이후 지속 하락했다. 연고점 대비 하락률은 43.3%에 달한다.
삼성그룹주 수급주체별 순매수액/그래픽=김지영 기자
삼성그룹주에 대한 투심 악화의 원인으로 부진한 실적이 꼽힌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밑돌며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삼성SDI는 전년동기 대비 72% 감소한 영업이익을 보였고, 호텔신라는 적자 전환했다. 삼성물산, 삼성전기의 경우 양호한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는 못 미쳐 시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주의 낙폭이 깊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다만 당분간 반응을 이끌 모멘텀(상승 동력)도 부재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리포트를 내고 "내년 메모리 수요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공급 성장은 올해보다 확대되면서 업황이 둔화하는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며 "기다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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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차전지 대장주 삼성SDI의 경우 전방 시장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전기차향 배터리 수요 부진이 계속돼 4분기 실적도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호텔신라는 면세 업황이 매우 더디게 회복되고 있어 2025년에도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 사이 삼성 브랜드 신뢰도가 낮아진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반등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