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위 다양성?"…트럼프, 취임 후 고위 장성들 내친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24.11.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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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일성으로 대대적인 군 장성 물갈이를 준비하고 있다. 전담 조직을 만들어 군 장성은 물론이고 고위 장교를 해고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주 유니언데일의 나소 재향 군인 기념 콜로세움에서 열린 집회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로이터 뉴스1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주 유니언데일의 나소 재향 군인 기념 콜로세움에서 열린 집회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습니다 /로이터 뉴스1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행정명령으로 장군들을 숙청하기 위한 이사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은퇴한 군 장성으로 이뤄진 '전사 위원회'를 설립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새 정부는 은퇴한 고위 군인을 모아 '전사 위원회'를 만든 뒤 여기에서 3성·4성 장군 등 장성에 대한 리더십 평가를 벌인다. 전사위원회가 평가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임 대상 명단을 작성해서 재가를 올리고, 대통령이 승인 후 30일 이내에 현재 계급에서 물러나게 한다. WSJ은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눈 뜬 장군들(woke generals)'을 은퇴시키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군기를 무너뜨리고 계급 내 다양성만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교들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초안에 따르면 전사위원회는 개별 장성들을 △리더십 역량 △전략적 준비태세 △군에 대한 헌신 등의 평가 기준도 만든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군에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되진 않았지만, 그가 종종 언급했던 '실패한 장성'을 제거하겠다는 발언을 따르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 결정에 대해 트럼프는 "재앙적 철군이었다"며 "철수 과정에서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죽은 것은 바이든 행정부와 군 장성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대선 운동 기간에도 아프가니스탄 철수 관련 공화당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전·현직 장성들이 해리스 공개 지지에 나섰는데, 트럼프는 이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WSJ가 보는 또 다른 표적(?)은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공군 장군 CQ 브라운 주니어다. 2020년 트럼프는 공군 전투기 조종사 브라운을 공군 참모총장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브라운 주니어가 국방부의 다양성 프로그램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공화당의 비판을 받아왔다. 브라운 주니어는 2023년 바이든 행정부에서 합동참모본부장까지 승진했다. 합동참모본부장은 통상 4년 근무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르면 군 최고 사령관 지휘로 누구라도 사퇴시킬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가 그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WSJ는 "헤그세스의 장관 임명이 국회 상원에서 승인된다면, 앞으로 그는 전사위원회 운영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트럼프는 피트에 대해 "우리 군은 다시 위대해질 것이며 미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하며 국방장관 지명 소식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밝혔다.


트럼프 인수위 관계자는 WSJ에 "국방부, 특히 합동참모본부의 규모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할 계획"이라며 "군 규모는 너무 커졌고, 저조한 성과를 보인 3성, 4성 장군은 은퇴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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