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2024.11.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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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건설, 해외 현장을 가다] ②대우건설 베트남 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편집자주 대한민국 'K-건설'이 해외 곳곳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올해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기업이 '원팀 코리아'로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다. 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 해외 건설현장 곳곳에서 K-건설의 위상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멈추지 않고 사업을 진행해온 덕분에 시장의 신뢰를 받아 제2의 스타레이크 시티를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베트남에서 대우건설 (3,700원 ▲255 +7.40%)은 'K-건설'의 상징과도 같다. 대우건설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기 1년 전인 1991년 베트남 하노이 지사를 설립, 어느 기업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투자에 나섰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우건설 하면 여전히 1996년 하노이 최초 5성급 호텔이자 초고층(18층) 건물이었던 하노이 대우 호텔을 떠올린다. 여기에 최근 한국형 신도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 사업 1단계를 마치고 주거 분양 '완판'에 성공하며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단순한 시설을 넘어 도시를 만들고 있는 대우건설이 또 새로운 도전을 진행한다. 수도 하노이에서 110㎞ 떨어진 타이빈성의 성도 타이빈시에 약 96만3000㎡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기업 최초로 입찰 절차에 참여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따냈다.

허허벌판이 최고의 생활공간으로…대우건설의 '자신감'
베트남 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사업부지. 아직은 농지뿐인 이 일대가 호텔, 쇼핑몰, 복합시설과 주거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내년 토지 보상을 시작으로 도로 및 인프라 공사를 위한 설계 인허가에 나선다. /사진=김효정 기자베트남 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사업부지. 아직은 농지뿐인 이 일대가 호텔, 쇼핑몰, 복합시설과 주거시설을 갖춘 신도시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내년 토지 보상을 시작으로 도로 및 인프라 공사를 위한 설계 인허가에 나선다. /사진=김효정 기자


하노이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사업지.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지 않아 농지로 이용되고 있는 부지에는 노란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니 크고 작은 빌딩 사이에 자리한 사업부지가 한눈에 봐도 '노른자 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오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약 3억9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이곳에 끼엔장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토지 보상을 시작으로 도로 및 인프라 공사를 위한 설계 인허가, 확충을 마친 뒤 2027년에는 분양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주거시설과 아파트는 물론 5성급 호텔과 쇼핑몰, 랜드마크 복합시설, 국제학교 등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한국의 임대주택에 해당하는 사회주택도 들어선다. 물을 좋아하는 베트남 국민 특성에 맞춰 신도시 중앙에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인공 호수공원을 건설하고 도시를 4개 구역으로 나눠 녹지공간을 특화할 계획이다. 전체 주거 용지의 68%를 베트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저층 주거단지로 배치하고 고층 주거단지는 호수공원 조망이 확보되도록 계획했다. 제2의 스타레이크 시티이자 친환경 그린 공간이라는 의미로 단지 브랜드는 '포레스 스타레이크(Fo;res Starlake)'로 지었다.

권순재 대우건설 VINA 법인장은 "끼엔장 신도시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해 미래 도시개발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주민들이 고요한 중앙공원과 호수의 녹지공간은 물론 광장, 호화로운 호텔, 세련된 쇼핑몰과 같은 활기찬 공간과 최고 수준의 학교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생활 공간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다와 접한 경제특구 끼엔장, 베트남의 송도 될 것"
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그래픽=이지혜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그래픽=이지혜
끼엔장 신도시는 주거, 상업, 문화, 교육, 녹지 등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 신도시 개발사업이라는 측면에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와 유사하다.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은 하노이 서호(West Lake) 인근에 약 186만6000㎡의 복합 신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단순 시공을 넘어 기획, 토지 보상, 인허가, 자금조달, 시공, 분양, 그리고 도시 관리·운영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대우건설이 맡은 한국형 신도시 수출 사업이다. 현재 1단계 사업은 마무리에 들어갔으며 남은 부지의 토지 보상과 인프라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사업 이후 베트남 여러 성(省)으로부터 제2의 스타레이크 시티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그중에서도 신흥 산업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는 타이빈성을 선택했다. 수도 하노이에서 110㎞, 북부 경제도시 하이퐁에서 70㎞ 떨어진 타이빈성은 2018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며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뤄가고 있다. 하노이와 하이퐁 등 주요 도시와 연계되는 도로 등 산업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으며 대규모 항만시설과 국제공항이 가까워 발전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되는 지역이다.



타이빈성은 넓은 논으로 유명했지만 현재 북베트남에서 FDI(외국인직접투자)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며 한국 및 외국 기업이 투자를 위해 지속해서 유입되는 추세다. 실제 타이빈성 내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는 하이트진로가 첫 해외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완공이 목표다.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타이빈성 인구는 210만명으로 이 중 60%인 126만명이 생산가능인구다. 끼엔장 신도시가 들어서는 타이빈시 인구도 21만명에 달한다. 시내 중심지인 빈콤플라자와 타이빈시위원회, 성위원회가 신도시 반경 2㎞ 이내에 있고 베트남 상위 의과대학인 타이빈 의대가 인근에 위치해있다.

대우건설 VINA(베트남 현지 법인) 관계자는 "하노이에서 100㎞ 이상 떨어져 있다 보니 지방 도시의 느낌이 있지만 이 도시 내에서는 끼엔장 신도시가 또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며 "경제특구가 있고 바다가 접해 있는 신도시라는 측면에서 베트남의 송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2의 스타레이크 시티 닻 올린 대우건설…"지역 특정하지 않고 사업할 것"
타이빈성 행사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권순재 대우건설 VINA 법인장. /사진제공=대우건설타이빈성 행사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을 설명하고 있는 권순재 대우건설 VINA 법인장. /사진제공=대우건설
타이빈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은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만든 제 2의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현지 개발 기업 그린아이파크, 국내 기업 제니스와 손잡고 이번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해 사업권을 따냈다. 전체 사업 지분의 51%로 사업을 주간하며 이번 신도시 개발을 직접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기업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입찰법에 따라 베트남 국가로부터 사업권을 따낸 대우건설은 베트남 전역에 대우건설의 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해 주변 지역사회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현재 스타레이크 시티, 끼엔장 신도시 외에도 하노이, 동나이성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신규 도시개발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권 법인장은 "베트남 신도시 개발은 충분한 자본과 수행 경험뿐만 아니라 상품기획 및 기술력, 현지 규정 이해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역량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는 어려운 사업이지만 대우건설은 이미 약 20년간 성공적으로 하노이 스타레이크 사업을 수행 중이며 타이빈 신도시 개발사업은 외국기업 처음으로 베트남 입찰 절차를 따라 사업권을 획득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업"이라며 "앞으로 지방 도시에 대우건설의 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신도시를 건설해 주변 지역사회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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