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신봉자"…트럼프, 국방장관에 '폭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2024.11.13 10: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인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방장관으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44)를 깜짝 지명했다.
2023년 11월16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폭스 패트리어트 어워즈에서 피트 헤그세스가 발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피트는 군과 조국을 위한 전사로 평생을 헌신해왔다"며 "피트는 강인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밝혔다. 이어 "피트가 지휘하는 한 미국의 적들은 우리 군이 위대해질 것이며 미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0년생인 헤그세스는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집권 1기 보훈장관으로 하마평에 오른 바 있다. 육군 전투 병사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한 경험이 있고, 보훈부의 민영화 확대를 옹호하는 보수단체를 이끌기도 했다. 이후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로 일하면서 보수 가치와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위협 속에 미국의 군사 정책을 책임지고 국방 예산을 관리하는 국방장관으로 헤그세스를 발탁한 건 의외란 평가다. 당초 국방장관으로 거론됐던 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톰 코튼 아칸소주 상원의원, 마이크 왈츠 플로리다주 하원의원 등으로 헤그세스는 후보자 명단으로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왈츠 의원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헤그세스는 비전통적 선택"이라면서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선 정치적 중립을 자랑하는 미국 국방부에서 급진적인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금지, 군의 다양성 및 포용 정책 철폐,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군 동원 등을 공약해왔다.
블룸버그는 또 백악관이 헤그세스에 국방부 예산을 절감하고 조달 예산을 기술혁신에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임무를 부여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도 국방부의 향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다.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수십억 달러 규모로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국방장관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준 청문회에선 헤그세스가 앞서 취했던 입장들이 논란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그는 이라크에서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미군 병사들을 옹호하거나, 비인도적 대우로 악명 높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구금자들에 대한 처우를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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