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전문가들 "은행권, 건전성 관리해야…신뢰 회복도 함께"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2024.11.12 17:23
글자크기
12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 토론. /사진=이병권 기자12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 토론. /사진=이병권 기자


내년 은행업의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등 내실을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건전성 악화의 속도나 영향력을 두고는 조금씩 의견이 달랐다.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은행권은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심해질 것"이라며 "대출 부실 확대에 대비해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상환능력에 따른 선별적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의견으로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최근 신규 부실채권에서 회수된 부실채권을 뺀 금액이 굉장히 많이 늘어서 추가로 증가한다면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충당금 적립만으로 완급조절을 하긴 어려워진 만큼 여유가 있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은행권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건 부실채권 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실(1개월 연체)이 2022년 6월 말 7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6000억원 가까이 늘면서 2년간 3.7배 급증했다. 업황 부진에 더해 차주들에게 지원한 만기 연장·상환유예 등이 종료되면서 추가 부실 대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건전성 우려는 있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은행 기업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대부분이고 그중에서도 연체가 높은 개인사업자 여신은 대부분 보증대출이라서 수익성에 장애 요인까지 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건전성 측면에서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도 "취약 차주의 연체율은 많이 올라갔지만 일반차주의 연체율은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이나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이 일반 차주들의 2~3배 이상 형성돼있지만, 금리 하락과 함께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관련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횡령과 같은 내부통제 실패로 은행권 신뢰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은행권은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관리 의무에 책임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새 감독·규제 환경을 맞이하는 중이다.


김경호 금융위원회 은행과 사무관은 "최근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점포 폐쇄 문제처럼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도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를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 부행장은 "조그마한 사고·사례들이더라도 그런 부분들이 절대 있으면 안 된다"라며 "책무구조도를 비롯해 내부통제 강화는 은행 산업의 성장보다도 더 중요한 이슈"라고 답했다. 이어 "은행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지만 잘 준비해서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내년 은행업의 수익성이 올해보다 둔화한다고 전망했다.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었고 실물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해 국내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올해보다 1조원가량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은 올해 대비 0.04%P(포인트) 하락한 1.55%로 예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