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뉴노멀 시즌2와 구조개혁
머니투데이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2024.11.14 05:56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팬데믹(pandemic)이 발생한 지도 5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도 3년이 돼 간다. 이 기간 한국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급망 차질로 인한 경기 침체, 유가와 식량 가격 폭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급등,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우 큰 충격과 변동성을 경험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2024년 하반기 들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변동성 모두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지난 5년간의 이탈에서 벗어나 새로운 균형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회복된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한국경제는 저성장·저물가로 특징되는데, 이러한 특징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대비해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불렀다. IMF 통계(Economic Outlook)를 보면 이 기간에 연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단순평균은 각각 3.1%, 1.2%였다.
IMF는 2029년까지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는데 2024년부터 2029년까지 6년간 한국경제의 연간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의 단순평균은 각각 2.2%, 2.1%이다. 이 역시 저성장·저물가로 평가되기 때문에 '뉴노멀 시즌2'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즌 2는 시즌 1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다. 따라서 시즌 2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보다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경제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부터 끌어 올려야 한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펜데믹 이전부터 우려됐던 이슈다. 이에 다양한 원인이 거론됐다. 일부 산업 의존도가 심화하고 낙수효과가 감소한 제조업, 생산성이 정체된 서비스업, 경직된 노동시장, 후진국형 자본시장 및 금융산업, 인구 고령화 등이다. 향후 6년간 경제성장률이 저성장을 보였던 팬데믹 이전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지난 5년간 팬더믹과 소비자물가 급등에 대응하느라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거의 등한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부한 처방이지만 이제는 다양한 부문에서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구조개혁은 누군가의 희생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에 저항도 크고 완수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이야말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자 한국경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 특히 역사상 처음으로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정부는 올해 7월 활력을 잃고 있는 한국경제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 이동성 개선'이라는 3대 목표와 10대 세부 과제 등 구조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에는 황금 시간(golden time)을 낭비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를 꼭 얻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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