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첫 백일해 사망자, 생후 2개월 영아…"산모도 예방접종 필수"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11.12 15:37
서울 시내의 한 소아과를 찾은 시민이 아이와 함께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국내에서 백일해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011년 백일해 사망자 전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첫 번째 사례다. 전체 환자 수가 늘면서 이로 인한 사망 위험도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생아는 물론 산모, 가족의 예방접종이 중요한 때라고 방역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일해 첫 사망자는 생후 2개월 미만 영아로 백일해 1차 예방접종 전이었다. 기침, 가래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 31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증상이 악화해 지난 4일 안타깝게 사망했다.
백일해는 지난 11월 1주 기준 총 3만332명의 환자(의사환자 포함)가 발생할 만큼 폭증했다. 7~19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백일해는 보통 특정 간격을 두고 유행하는데, 올해는 이에 더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해제로 사람 간 접촉이 늘면서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영국, 미국, 프랑스 등에도 영아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 10년 간 백일해 환자 발생 현황./사진=질병관리청 올해 백일해 환자는 연령별로 13~19세가 45.7%(1만3866명)로 가장 많고 7~12세(42%, 1만2725명)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0~6세도 전체 환자의 3.3%(1008명)로 8월 이후 증가하는 추세다. 백일해는 생후 첫 예방접종이 2개월에 이뤄지는데, 이 전에 영아는 감염 시 중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환자 수 대비 사망자 수로 보면 아직 과도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감염이 확산한 만큼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특히, 돌(1세) 이전 영아는 가능한 한 빨리 백일해 백신(총 3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생아가 있는 가정의 형제와 부모 등 성인도 백일해 백신을 접종해 감염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인은 백일해에 걸려도 증상이 가벼울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백일해의 가정 내 전파를 막아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며 "임신 28주 이후 임산부가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면 신생아도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영아와 부모 등 보호자를 비롯해 △의료종사자 △산후조리원 근무자 등 고위험군은 성인이라도 백일해 유행 상황을 고려해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우리나라에서 백일해 첫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최근 증가 추세인 0~6세 백일해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사항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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