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받아본 DNA 검사로 55년 만에 두 아기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영국 사회가 떠들썩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12일 영국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2년 영국 웨스트미들랜즈에 거주 중인 토니라는 남성은 직전 해 크리스마스에 선물 받은 DNA 가정용 검사 키트를 열었다. 그는 키트에 자신의 타액을 묻힌 뒤 검사 기관에 보냈다.
몇 주 뒤 검사결과지를 받은 토니는 충격을 받았다. 친형제 항목에 자신의 여동생 제시카(가명) 이름이 아닌 클레어(가명)라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토니와 클레어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토니 여동생 제시카와 클레어가 몇 시간 차이로 1967년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클레어는 굴곡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길러주신) 부모님은 아주 어렸을 때 갈라섰다.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 나진 않는다"면서 "노숙과 배고픔 속에서 자랐고 그게 다였다. 아주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또 클레어는 자신을 키워주신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클레어를 키워준 어머니는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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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밝혀진 후 행복한 결말만 있진 않았다. 55년간 조안의 딸이자 토니의 여동생으로 살아왔던 제시카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모녀 사이가 이전과 다를 것 없을 것이라는 조안의 말에도 두 사람 관계는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카는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클레어와 조안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등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알아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제시카는 더 이상 조안에게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그런데도 조안은 "제시카가 생물학적 딸이 아니어도 내겐 어떤 차이도 없다"며 "제시카는 여전히 내 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 발생 병원을 감독하는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재단은 2022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기록이나 직원을 확인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보냈다. 현재까지도 보상 수준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