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윤 대통령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임기 전반기 민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민간 주도 경제 체제로 전환해 주력했다면 임기 후반기에는 국민이 체감하게 세세하게 서민의 삶을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항상 국민 편에 있겠다는 윤 대통령의 신념이 반영된 국정 기조"라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도 국정 기조 전환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그동안은 잘못된 어떤 경제기조, 국정 기조들을 정상화하는 데에 주력했다면, 그리고 그때그때 거시지표를 중심으로 위기관리에 중점을 뒀다면, 남은 2년 반은 민생의 변화, 국민들께서 이러한 기조 변화에 따른 어떤 혜택을 더 체감할 수 있게, 그런 실질적인 변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번 선언이 임기 후반부 거대 야당과의 정치적 대립 속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급' 등 포퓰리즘적 정책을 겨냥해 "현금 지급을 지양하고 특히 어려운 사람들이 기회 얻도록 희망 가질 수 있록 전향적 조치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임기 후반부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정책 중심으로 국정 기조 전환을 시도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에 '공정사회론'을 국정기조로 제시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대선 공약이었던 양극화와 승자독식 경제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경제민주화'를 임기 후반부 지지율 반전카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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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이날 메시지가 당정관계 개선의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대 총선 이후 '차이는 좁히고 기회는 넓힌다'는 슬로건 아래 '격차 해소' 어젠다(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6건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격차해소특별위원회도 발족시켜 교육·문화·지역·소득·자산·건강 등 다중격차 해소 및 기회 확대를 위한 현장 방문과 정책 토론을 진행 중이다. 임기 후반부 윤 대통령의 양극화 타개 기조와 맞물려 당정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었던 세대 연합과 중도보수연합을 복원한다는 측면에서 인적 쇄신과 함께 국정 기조 전환은 의미가 있다"면서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지지층을 복원하기 위해선 정책적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의 격차 해소 메시지를 용산이 화답한 것으로도 본다면, 이는 당정 관계 복원의 신호로 읽을 수 있지 않겠나"라면서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인 당정 갈등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용산과 당이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