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 AP=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주제는 '미국 신정부의 경제안보 정책 관련 기회 및 위기 요인'이었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기회를 맞이한 산업으로 조선업과 석유화학 분야를 꼽았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선 행사에 도착하고 있다. / AFP=뉴스1
이 경우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행정명령 등 법률을 우회하는 수단을 통해 예외적으로 미국 밖에서의 함정 건조를 허용하는 것이다. 미국 내 군함 건조 능력이 중국에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는 게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미 해군정보국(ONI)이 지난해 7월 유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 능력은 미국의 23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연간 선박 건조 능력은 10만GT(Gross Tonnage·총톤수) 안팎인 데 비해 중국은 2325만G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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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협력 방안으론 기술 이전 등이 꼽힌다. 쇠퇴한 미국 선박 건조 능력을 위해 그동안 기술 역량을 축적해 온 한국이 미국 내 조선소에 한국의 조선 기술을 이전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의회조사국(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이 분석한 미국 해군 함정 숫자. / 사진=미국 의회조사국(CRS·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국내 민간기업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경우 거래 중심적 동맹관을 지닌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군사 관련 기술 등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해군이 보유한 기술은 물속에서 기습적으로 핵·미사일을 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 원자력추진잠수함(SSN) 등이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국 군사력 가운데 가장 취약한 부분이 중국에 절대적 열세에 놓인 해군력으로, 미국의 군함 건조 능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해양굴기를 통해 해양지배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온 상황이어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등 동맹국에 협력을 요청한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하면 한국 방산 기업의 해외 진출은 물론 안보 강화 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해군 예비역 대령 출신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현재 국내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미국 군함과 선박에 대한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쳐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미국의 신규 군함, 친환경 선박 등의 건조 사업에 참여하고 미국은 선박 건조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