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영(오른쪽)이 딸 김보민 양과 함께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정대영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가졌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다시 GS칼텍스로 복귀한 정대영은 V리그 통산 19시즌 523경기 1968세트에 출전해 5653득점을 기록했다. 미들블로커로서 정규시즌, 챔피언 결정전, KOVO컵 MVP를 각각 한 차례 수상하는 등 커리어 내내 기복 없는 활약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대영(가운데)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과 주장 배유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정대영(가운데)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과 주장 유서연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현재 제천여중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 중인 딸과 함께 시구를 맡아 뜻깊은 추억을 만들었다. 배구선수로서 마지막 서브를 딸에게 넣고, 딸 보민 양은 가볍게 받아내며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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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정대영은 "다들 (은퇴가) 서운하지 않냐고 하는데 난 너무 오래해서 그건 덜했다.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이 나를 너무 생각하고 사랑해 주셔서 43세까지 뛸 수 있었다"고 웃었다.
한국 여자배구계에 출산 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정대영은 2009~2010시즌 V리그 최초로 육아 휴직을 받았고 이후에도 꾸준한 활약으로 후배 선수들의 귀감이 됐다. 공교롭게도 최초의 출산 휴가를 허용한 팀이 이날 행사를 마련한 홈팀 GS칼텍스였다.
정대영은 "(출산 후 복귀가)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당시 구단(GS칼텍스)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다른 선수들도 쉽지 않겠지만, 나처럼 기회가 생긴다면 꼭 다시 코트로 복귀했으면 좋겠다. 그런 선배들이 많아져야 (따라하는) 선수도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대영(오른쪽)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딸 김보민 양과 시구 행사를 가졌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정대영(오른쪽)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딸 김보민 양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딸에게도 엄마이자 선수 정대영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김보민 양은 "언니 같은 엄마였다. 어쩔 때 보면 나보다 이해가 더 빠를 때도 있는 친구 같은 엄마"라고 소개하면서 "선수 정대영은 내 롤모델이기도 하다. 엄마처럼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과 화답했다.
25년 만에 코트를 떠난 한국 배구의 전설은 은퇴 후의 삶에 100% 즐기고 있었다. 정대영은 "안그래도 주위에서 은퇴를 왜 하냐고 한다. 하지만 은퇴 후의 삶이 행복해서 다시 선수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선수 때는 숙소 생활이 많아 가족들과 주말에만 함께 있었는데 은퇴 후에는 항상 집에 같이 있다. 요즘은 보민이에게 공도 때려주고 같이 훈련한다"며 "지금은 지도자 공부를 하고 있다. 유소년 쪽에서 먼저 시작할 것 같다. 프로 구단에서 제의가 오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정대영(중앙의 검은색 옷)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GS칼텍스 선수단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정대영(오른쪽)이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 행사에서 딸 김보민 양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