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이대 웨딩 거리'의 한 드레스 상점에 순백의 드레스와 함께 연주복과 파티복이 전시돼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이대 웨딩 거리'에서 만난 A 웨딩드레스 업체 사장 김모씨(75)는 웨딩드레스에 비즈를 수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이대 웨딩 거리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필수 방문 코스였지만 이날 이대 웨딩 거리 일대는 거리를 걷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올해 4월 이후 혼인 건수가 5개월 연속 증가세지만 한 때 '웨딩 1번지'라는 불렸던 이대 웨딩 거리는 명성을 잃은 지 오래였다. 기자가 이대 웨딩 거리 상권 일대를 돌아보니 웨딩 관련 점포는 총 28곳이었다. 이 가운데 웨딩드레스를 취급하는 상점은 9곳에 불과했다. 취급 상품이 웨딩드레스더라도 하우스웨딩 드레스나 피로연 드레스, 연주복 등만 파는 상점이 대부분이었다.
1990년대만 해도 이대 웨딩 거리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필수 방문 코스였지만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이대 웨딩 거리' 일대는 거리를 걷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사진=이혜수 기자
정씨는 "웨딩드레스 수요가 줄어드니 연주복, 파티복 등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며 "요즘엔 일반 사람들도 특별한 날에 파티를 열곤 해서 그나마 다른 드레스가 좀 팔린다"고 밝혔다. 실제 순백의 웨딩드레스가 빼곡했던 쇼윈도 앞에는 화려한 금박이 달린 파티 드레스와 붉은색 탑 드레스 등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15년째 이대 웨딩 거리에서 맞춤 예복을 생산하고 있다는 유모씨(70)는 "지난해나 올해나 계속 손님이 없다"며 "결혼하는 손님이 예복 맞춤을 위해 오긴 하는데 요즘 주 고객은 거의 연주복을 찾는 손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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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이대 웨딩 거리 상권 일대를 돌아보니 웨딩 관련 점포는 총 28곳이었다. 이 가운데 웨딩드레스를 취급하는 상점은 9곳에 불과했다. 취급 상품이 웨딩드레스더라도 하우스웨딩 드레스나 피로연 드레스, 연주복 등만 파는 상점이 대부분이었다./사진=이혜수 기자
청담 웨딩 거리의 한 웨딩드레스 전문 업체에서 일하는 김모씨(28)는 "내년 5월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예약이 꽉 차 있다"며 "봄이나 가을 등 성수기에 예약하려면 1년 뒤 늦여름이나 가을부터 가능하다"고 밝혔다.
청담동 일대에서 웨딩 맞춤 정장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씨(29)도 "이달 기준으로 40팀 정도 예약이 들어와 있다"며 "주말의 경우 거의 모든 시간이 마감됐다"고 말했다.
다만 혼인 건수 증가가 웨딩 업계 호황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씨는 "큰 예복 업체들 가운데 폐업하는 곳들이 많다"며 "혼인 건수가 늘었다고 해서 웨딩 업계가 호황을 체감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래픽=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