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협상도 트럼프 영향받나? 카타르 "중재 중단…철수는 아냐"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4.11.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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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여 온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향한 공습을 강화했고, 중재국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충돌 중재를 중단했다. 다음 휴전 협상 여부가 안갯속에 놓인 상황에서 전문가 예측도 트럼프 취임 전과 후로 나뉘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대피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시티에 들어서고 있다. 팔레스타인 WAFA 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베이트 라히아 공습으로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신화=뉴시스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베이트 라히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피해 대피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시티에 들어서고 있다. 팔레스타인 WAFA 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베이트 라히아 공습으로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신화=뉴시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중재하려는 카타르의 노력은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열흘 전 마지막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고 당사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카타르가 휴전 중재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당사자들이 잔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와 진지함을 보여준다면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을 재개하겠다"며 "카타르는 전쟁을 종식하고 인질, 포로가 귀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카타르 도하에 있는 하마스 정치국 사무소 철수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이와 관련 카타르 외무부는 "카타르의 주요 목표는 관련 당사자 사이 소통 창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측도 철수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월12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궁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을 만나고 있다. /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월12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궁에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을 만나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은 중재국(미국·카타르·이집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개월 동안 진전이 없는 상태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협상에서 이집트가 단기 휴전을 제안했으나 하마스가 거부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전면 철수를 요구하고,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해 협상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협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휴전 협상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트럼프 취임 이후로 미뤄질 것이며 이스라엘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가 제47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까지 가자 휴전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없을 것으로 봤다. 레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영국 가디언에 "트럼프가 중동 문제와 관련해 네타냐후에게 백지 수표를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7년 10월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자치구의 서안지구 도시 베들레헴에서 관광객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키스하는 모습의 이스라엘 장벽 벽화를 배경으로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뉴스12017년 10월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자치구의 서안지구 도시 베들레헴에서 관광객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키스하는 모습의 이스라엘 장벽 벽화를 배경으로 입을 맞추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자신을 '친이스라엘 대통령'이라 칭한 적 있다.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은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당선을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6, 7일 잇따라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세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미국 대선 투표일(5일)에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한 바 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6일 "레바논 전투에서 (지상) 작전 확대와 심화를 포함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7일에는 가자지구 공격 지상 작전을 이 지역 북부의 베이트 라히아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이 빠른 휴전을 원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트럼프는 선거 전 유세에서 가자 전쟁을 빠르게 끝내겠다고 장담해왔다. 지난 7월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자신이 취임하기 전 가자 전쟁을 끝내라고 요구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당선 후 마흐무드 하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에서도 "가자 전쟁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고립주의적 반전(反戰) 성향이 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행해온 미국 병력의 해외 투입이나 외국에 대한 무기 지원을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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