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망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 폐렴 사망자 수는 모두 2만9422명으로 암(8만5271명)과 심장질환(3만3147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폐암(1만8646명)이나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2만4194명)보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 단순 계산해도 하루 평균 80.6명이 폐렴으로 사망한다.
암, 심장질환과 함께 '3대 사망원인'폐렴은 폐의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환이다. 주로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에 의해 발생한다. 공기 중의 병원균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가면서 시작되고, 폐의 작은 공기주머니인 폐포에 염증을 일으킨다.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최준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경증은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문제는 65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자다.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심한 경우 사망으로 이어진다. 국내 폐렴 사망자 10명 중 9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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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고위험군인 임산부나 노인, 어린이도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는다. 폐렴이 패혈증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최준영 교수는 "폐렴은 급성으로 나타나고 고열과 기침, 가래가 특징이지만, 노인의 경우 이런 증상 없이 숨이 차거나 기력이 없어지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며 "65세 이상에서 감기 증상에 고열과 기침, 가래가 3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폐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방백신 접종… 올핸 1959년생까지 무료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우선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평상시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고,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65세 이상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이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는 만성심장질환, 만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만성신질환, 항암 환자, 당뇨, 인광와우 및 뇌척수액 누수, 면역억제제 투여, 장기 및 조혈모세포 이식, 무비증(asplenia) 등이다. 폐렴 예방백신을 맞으면 폐렴구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의 경우 약 75%, 당뇨병·심혈관계질환·호흡기질환자 같은 만성질환자는 65~84%까지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고위험군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된 11일 대구 달서구 대구보훈병원을 찾은 어르신이 접종을 받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사진=이무열
최준영 교수는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미만 만성질환자나 기저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매년 접종을 권고한다"며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의 모든 소아나 5세 이상의 고위험군 어린이도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