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및 4대은행 주담대 금리 변화/그래픽=김지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한 보금자리론은 3470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4.7%(446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최대치이다. 보금자리론 공급건수도 1615건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14건이 늘었다.
지난 4월과 7월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P), 0.10%P 낮췄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지난 6월 기준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4.05~4.35%(30년 만기 4.25%)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취급한 평균 주담대 금리 3.60~3.68%보다 높았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평균 주담대 금리가 4%를 넘어섰다. 만기가 짧은 보금자리론(10~20년)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낮았다. 지난 9월 보금자리론 판매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에는 시중은행의 금리가 더 높은 상황이다. 지난 7일 기준 4대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761~6.470%로 금리 하단이 보금자리론의 최대금리(4.25%)를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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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형(5년 고정·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하단이 △국민은행 4.13% △신한은행 4.23% △우리은행 4.46%로 보금자리론 30년 만기 금리인 4.15%와 비슷하거나 더 높다. 시중은행의 금리 하단은 우대금리를 최대로 받을 때 가능한 것으로 실제 체감 금리는 이보다 더 높다.
사실상 보금자리론 금리가 더 싼 셈이다. 보금자리론은 신혼가구, 저소득청년, 사회적배려층 등에게 최대 1.0%P 우대금리도 제공한다. 다만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또 담보주택 가격이 6억원을 넘어서는 안 되고, 대출 최대한도는 3억6000만원(생애최초 4억2000만원)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시점에 30년 가까이 되는 고정금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3년 후 갈아탈 수 있다. 3년 이후부터는 상환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시중은행도 혼합형 금리는 최소 5년간 금리가 고정된다.
시장에서는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가 연말까지 크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본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됐지만 이미 시장금리에 대부분 반영된 상태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가 향후 금리에 더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투자와 감세 공약은 재정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시장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강달러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은행권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강수를 두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강한 가계대출 관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금리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