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자녀를 하버드에 보내준다는 '대입 컨설팅의 신' [PADO]
머니투데이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11.10 06:00
편집자주 어쩌면 미국도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처럼 '입시학원'의 나라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10월 15일자 기사는 미국 대입 입시계의 최고봉에 있는 입시 컨설팅 전문가에 대해 상세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29세의 입시 컨설팅 회사 CEO인데,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하버드, 옥스포드, 예일대 로스쿨, 펜실베이니아, 칭화대 학위를 섭렵한 미국 입시계의 거물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하버드 등 미국 명문대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전 세계 부자들은 자식들을 이런 명문대에 보내려 하기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에게 거액을 줘가며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정도 차이는 있지만 학교, 특히 대학이라는 곳은 학문을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의 인맥을 만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리테라티(literati)'라고 하는 지식관료 계급이 주로 각국의 명문 대학에서 형성됩니다. 중국, 한국, 일본, 프랑스 같이 국가와 관료계급이 강한 나라일수록 이런 '리테라티'의 영향력이 세고, 미국처럼 시장과 기업가가 강한 나라들에서는 '리테라티'의 영향력이 약합니다. 하지만 미국도 워싱턴 DC의 연방정부가 강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미국판 '리테라티'가 형성되고 있는 조짐이 보입니다. 미국 우파들이 말하는 '딥스테이트'도 이러한 변화 조짐과 관련 있습니다. 그리고 이 '리테라티'를 만들어내는 아이비리그나 스탠포드, UC버클리, 듀크 같은 명문대로의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읽다보니 앞으로 미국에서도 아이들이 방과후에 스포츠를 즐기는 대신 '학원'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한국의 학원들이 뉴욕과 시카고에 분원을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도 동아시아를 닮아가며 '리테라티' 계급이 지배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그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 독자 여러분도 기사를 읽으시면서 함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로이터=뉴스1 2024년 7월 말, 학생 7명이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왔다. 그들을 하버드대학교나 다른 최상위권 미국 대학에 입학시켜줄 수 있다는 대입 컨설턴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2명은 스위스에서, 2명은 호주에서, 1명은 영국에서 왔다.
가장 어린 학생은 11살이었다.
그들이 만나려는 사람은 바로 뉴질랜드 출신의 로즈 장학생인 제이미 비턴(29). 그는 명문대 입학의 비밀을 해킹한 인물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월스트리트가 대학 입시 과정에 내재된 부모들의 불안이라는 금광을 캐내는 데 선호하는 파트너다.
학생들에게 비턴이 한 이야기의 요지는 이러했다. 고등학교 입학 한참 전에 스킬과 관심사를 형성하여 유년기를 최적화하라.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골라야 한다. 만일 그 분야에서 내가 최고가 될 수 없다면 포기하고 다른 분야로 갈아타라. 사업 경험이나 학업, 적절한 홍보 등을 통해 독특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훌륭한 교육이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크림슨에듀케이션의 최고경영자이자 공동 창업자인 비턴이 말했다. "여러분의 인생도 바꿀 수 있어요."
아이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주의 깊게 들었다. "대입 컨설팅계의 스티브 잡스 같아요." 참석자 중 한 명인 일본인 고등학생이 말했다.
사모펀드도 주목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2013년에 설립된 크림슨의 기업 가치는 여러 차례의 투자 유치를 거쳐 현재 5억5400만 달러(7370억 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에는 벤처 캐피털 거물인 타이거 매니지먼트와 관계사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아이스하우스 벤처스, 존 키 전 뉴질랜드 총리, 그리고 안호이저-부시 창업 가문이 설립한 브뤼셀 소재 펀드인 벌린베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올해 비턴의 클라이언트들은 브라운, 컬럼비아,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포함한 여러 명문 대학의 학부 2028년 졸업 예정반 합격자 중 거의 2%를 차지했다. 그의 클라이언트 중 24명은 예일, 34명은 스탠퍼드, 48명은 코넬에 합격했다. 이 합격통지서들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인증을 받았으며, 합격생 명단은 비턴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제공했다.
클라이언트들은 학업과 시험 준비 과외, 훌륭한 교사 추천서를 받는 방법, 과외 활동 프로젝트 실행 방법에 대한 조언을 포함하는 4~6년 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비턴의 회사에 3~20만 달러(약 4000만~2억7000만 원)를 지불한다. 프로그램은 책 저술부터 학술 연구 논문 발표, 팟캐스트 시작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 대학 입시과정은 경쟁이 치열하고 복잡하며 계속 변화한다. 때문에 입시를 돕는 사업도 점점 성장하고 있는데 크림슨은 이 시장의 최상위 영역을 장악했다. 열성적인 가정들은 승자독식 경제에서 필수라고 여겨지는 명문대학 입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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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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