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와 비전옥스 등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는 최근 북미 전담 조직을 확대 구성했다. 이 조직의 핵심 업무는 북미 시장 동향 분석 외에도 관세 인상· 수출 제한 등 미국의 대중 제재 현황 파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종으로 규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 기업의 제1과제는 미국 대응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 업계는 대중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OLED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BOE와 티엔마 등 중국 업체는 대부분의 OLED 물량을 내수 시장에 공급하며, 해외에서는 아이폰16 등 일부 제품에만 공급 중이다. 수율이 낮고 국내 업체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져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의 추가 제재가 이뤄지면 해외 물량이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업체들의 만성 적자가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중국 기업들은 LCD 시장처럼 OLED에서도 막대한 보조금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경쟁 업체를 몰아내는 전략을 쓰는데, 내수 시장과 보조금만으로는 지속 투자를 유지하기 어렵다. BOE는 지난 한 해 부동산 무상 제공 등을 제외하고도 57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고, 티엔마도 수백~수천억원대 보조금을 지원받았으나 일부 분기 영업적자에 시달렸다.
실제 제재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중국이 공격적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어 안심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한국디스플레이협회장)이 잇달아 OLED 관련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최 사장은 지난 8월 디스플레이 행사에서 "(중국보다) 매출액은 우리가 앞선다"고 언급했으며, 9월 미국의 대중 제재를 묻는 질문에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