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교수. 그는 해조류를 식재료로만 쓸 것이 아니라 종이 원료로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김성진 기자
토시하루 이노메 츠쿠바 대학 생물자원 과학부 교수는 지난달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해조류의 종이로서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며 "현재로서 넘어야 할 부분은 '해조류를 먹어야지 왜 종이로 쓰느냐'는 시선인데 해조류는 먹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해조류는 목재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하루에 50~60cm씩 자라는 종류도 있다. 최근 건강음료의 재료로 각광받는 '콤부'도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다시마과의 해조다. 일각에서는 해조류를 종이 소재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수산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장이 부족해지고 바다 속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정화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 우려하지만 사용량을 적절히 관리만 하면 된다는 반론도 있다.
"디지털 파일, 종이보다 안전하다고 확신하나"이노메 교수는 본래 바닷물에 젖은 고서(古書)의 복원 기술 연구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2008년 쓰나미로 젖은 여러 고서가 복원되는 데 이노메 교수의 역할이 컸다.
'고서의 내용을 디지털 파일로 저장했다면 종이 고서를 굳이 복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란 질문에 이노메 교수는 "디지털 파일은 한 번에 지워질 수 있지 않은가"라며 "종이 문서와 디지털 파일 모두 보관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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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메 교수는 종이의 사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포장재 등의 새 사용처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노메 교수도 논밭 토양의 산도와 온도 측정기의 회로를 올려놓는 기판을 종이로 대체한 '종이 센서'를 개발했었다. 종이 센서는 측정을 마쳐도 회수할 필요 없이 그대로 두면 땅속에서 그대로 생분해된다.
그렇다고 종이가 기록물로서 역할이 줄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는 한국에서 종이 교과서의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로 교체하는 데 대해 "종이를 쓰는 게 더 좋다고 본다"며 "종이 위에 직접 쓰고 그려야 내용이 외워지지 않나. 태블릿 PC 위에서 글씨가 미끄러지면 학습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