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빙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연출 박건호, 크리에이터 이수연, 극본 황하정·김상원 이하 '좋나동')가 지난 7일 9, 10화를 공개하며 마지막 막을 내렸다. '비밀의 숲'에서 조연에 그쳤던 서동재(이준혁)를 중심으로 끌어온 '좋나동'은 제작 단계에서 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던 '좋나동'은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거뒀다.
남완성은 살인교사 및 사체은닉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남완성의 변호사는 검사들끼리 결탁해 증거도 없이 몰아간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서동재는 남완성이 아들 남겨례(김수겸)에게 연락해 블랙박스를 지우라고 했던 통화 녹취록을 바탕으로 남완성의 자백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좋나동'은 '비밀의 숲' 스핀오프답게 회를 거듭할수록 사건의 스케일을 키워가며 흥미를 자극했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이 왜 그토록 이 시리즈를 기다려왔는지를 증명했다. 서동재를 연기한 이준혁의 연기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선택의 기로에서 서동재의 심적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낸 이준혁은 서동재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유의 재치와 기지까지 살려내며 작품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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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거나 나쁜 동재'가 웰메이드 스핀오프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원 시리즈의 주제의식을 훼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동재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과 배우 이준혁이 가진 매력은 많은 시청자를 '동며들게' 만들었다. 시즌2에서 갖은 고초를 겪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서동재를 미워하기보다는 응원하기 시작했다. 서동재가 주인공이 된 스핀오프에서는 동재의 활약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그만큼 서동재와 이준혁이 찰떡같이 어울렸다는 의미다.
이렇게 서동재와 이준혁이 시너지를 내면서 과거 서동재가 저질렀던 악행이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물리적인 시간의 공백과 합쳐지며 동재가 어쩔 수 없이 빌런이 됐다거나 사실은 처음부터 히어로였다는 착각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남완성이라는 악의 뿌리를 뽑아냈음에도 그와 얽힌 과거가 발목을 잡아 포상이 아닌 면직 처분을 받는 모습은 이런 우려를 씻어냈다. '비밀의 숲' 시절부터 강조됐던 '아무리 좋은 일을 했어도 그로 인해 과거의 일을 지워낼 수 없으며 법을 집행하는 검사는 더더욱 그런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는 주제의식이 변함없이 지켜진 것이다. 원작의 주제의식을 벗어나지 않는 결말을 내세운 '좋나동'은 그렇기에 완벽한 스핀오프가 됐다.
깔끔한 결말을 통해 시리즈의 확장 가능성을 남겨놨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포상이 아닌 면직 처분을 받은 서동재는 이제 민간인의 신분이 되어 비리 검사를 수사하게 됐다. 비리 검사를 수사하는 동재의 에피소드로 '비밀의 숲'이 아닌 '좋나동'만의 이야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브레이킹 베드'의 스핀오프에서 시작한 '베터 콜 사울'이 독립된 작품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던 것처럼 '좋나동' 역시 '비밀의 숲' 스핀오프를 넘어 독립된 시리즈로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