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상백(오른쪽)이 8일 한화와 FA 계약을 맺고 손혁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심우준이 7일 한화와 FA 계약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는 8일 FA 투수 엄상백(28)을 영입했다. 계약 내용은 기간 4년, 계약금 34억원, 연봉총액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 포함 최대 78억원이다.
3년 연속 스토브리그 주인공으로 등극한 한화다. 2년 전 무려 7년 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던 한화는 채은성에게 6년 90억원을 투자했고 이태양에게 4년 25억원, 오선진에게 1+1년 4억원, 내부 FA 장시환과 3년 9억원 계약을 맺어 선수 보강에만 128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FA로 영입한 안치홍(왼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여기서 기대치 못한 대형 매물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11년 동안 활약한 류현진이 국내 복귀로 마음을 굳혔고 친정팀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한화는 역대 최대 규모인 8년 170억원 계약을 안겼다. 총 2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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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영입으로 한화는 단숨에 가을야구 후보가 됐다. 시즌 개막을 앞둔 출정식에서 '리빌딩 이즈 오버'를 외치며 성적을 내겠다는 욕심을 나타냈다. 개막전부터 폭발적 관심을 모은 한화는 시즌 내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구단 역대 최초로 80만 관중을 돌파했고 KBO 역대 최다인 47차례나 매진을 기록했다.
다만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시즌 초반 감독을 교체했고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등이 이어지며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보다 다시 한 단계 뛰어올랐고 승률도 높아졌으나 투자 대비 만족하긴 어려웠다.
그렇게 맞이한 스토브리그. 한화는 다시 공격적으로 나섰다. 내부 FA 하주석이 있음에도 또 다른 유격수 자원 심우준을 택했다. 손혁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감독님께서 빠른 발의 선수를 확실히 선호하신다"며 "작전 수행 능력까지 갖춰 30~40개의 도루가 가능하다고 하면 단타를 2루타로 바꿔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8년 170억원에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루 만에 다시 대형 계약 소식이 들렸다. 전날 손혁 단장은 투수 보강에 대한 질문에 "꼭 누구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는 영입한다는 목표가 있다. 그런 선수에 대해 지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전했는데 한화는 이날 곧바로 엄상백 계약 소식을 전했다.
엄상백은 최근 몇 년간 KT의 선발 로테이션 꾸준히 지킨 선수다. 통산 305경기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ERA 4.82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엔 ERA 4.88로 다소 아쉬움이 있었음에도 개인 커리아 하이인 13승(10패)를 수확했다. 156⅔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투수들의 부담도 덜었다.
손혁 단장은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투수 뎁스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며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자원의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엄상백의 합류로 류현진-엄상백-문동주와 외국인 투수 2명으로 완벽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됐다.
KT에서 뛰던 엄상백. /사진=김진경 대기자
심우준 영입 후 오버페이 논란에 대해 손 단장은 "필요했던 선수였다. FA 시장이라는 게 처음에 생각했던 금액에서 다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필요했고 한화는 경쟁의 승자가 됐다. 그 목표는 오직 신구장 시대에 발맞춰 반드시 가을야구, 그 이상 원하는 바를 이뤄내겠다는 일념이었다.
신구장은 선수 영입에 좋은 당근이 되기도 했다. 심우준은 구단과 일문일답을 통해 "개인적 목표보다는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싶다. 최종적인 목표는 우승이다. 신축구장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멋진 신축구장에서 야구를 하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우준도 마찬가지. 손혁 단장은 "누구나 좋은 구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같다"며 심우준에게 신구장에 대한 이점이 어필이 됐다고 했다. 심우준도 "첫 번째로 신축구장 개막전에 유격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이적 이유를 전했다.
3년 동안 506억원을 쓴 결실을 2025년 맺어야 한다. 2025년 가을 신축구장에서 한화의 승리와 함께 화려하게 하늘을 수놓을 폭죽을 지켜볼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KT의 유격수로 활약하던 심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