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7일 2024 산학연협력 엑스포가 열렸다. /사진=정인지 기자
여영현 선문대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단(HUSS) 단장은 기존의 전공 분류에서 벗어나 융합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산학연협력 엑스포'에서 융합교육을 통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제1차 HUSS 포럼'이 마련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진단이다.
선문대는 '위험사회' 컨소시엄 주관대학으로 디지털중독과 사이버반사회성, 스마트 약자, 개인정보 노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가짜뉴스를 찾아 공유하고 SNS(소셜네크워크서비스) 태그해 게시하기', '딥페이크와 실제 구분하기' 등의 활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여 단장은 "인문계·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사회문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인문계생들은 온라인에서의 왕따 등 디지털공격을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반면 이공계생들은 민감도가 낮았다"며 "이공계생들은 컴퓨터를 다루는 데 능숙한 학생들이 많아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이나 삭제 등 상대적으로 방어를 잘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정인지 기자
학교에 따라 기준은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HUSS 강의를 2과목 수강하면 인증서 격인 나노디그리(작은 단위의 학위)를, 3개 이상은 마이크로디그리를 준다. 18학점 이상을 수강하면 부전공으로 졸업장에 기재된다. 이러한 제도가 정착되면 기업 입장에서도 현재나 미래 사업이 발생시킬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가늠하거나, 이를 해결을 위한 길을 모색하기 위해 융합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HUSS를 수강한 학생들이 팀을 구성해 외부 수상도 이어지고 있다. 선문대 HUSS팀은 디지털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족 친화형 애플리케이션(앱)을 출품해 올해 말레이시아 국제 발명·혁신·기술 전시회'(ITEX 2024) 은상을 받았다. 유일하게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사회문제에 접근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순천대는 학생들이 초연결사회에서의 인간 소외 문제 극복을 위해 대학생 명예주민자치위원을 선발·운영해 순천 시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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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HUSS 사업기간이 컨소시엄 당 3년으로 다소 짧은 점은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여 단장은 "일반대학이 4년제고 남학생은 군대까지 고려하면 6년은 사업이 이어져야 한다"며 "사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돼야 관련 학생들이 사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효정 단국대 글로벌K컬처선도 융합인재양성사업단 교수학습혁신센터장은 "앞으로 학생들이 타 학과나 컨소시엄 간 교과목을 얼마나 원활히 교류했는지, 이를 통해 학생들의 어떤 융합역량을 얼마나 키웠는지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국가가 성과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