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김씨는 피해자 A양이 첫째 아이를 낳은 지 한 달 만에 재차 성폭행해 임신시켜놓고 수사 기관에서 "임신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씨를 질타하던 재판장은 판결문을 읽으며 A양이 겪은 고통을 설명하다 눈물이 고여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김씨는 "할머니에게 말하면 너도 할머니도 다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당시 11살이던 A양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범행은 6년간 이어졌다. 평소 김씨가 할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봤던 A양은 저항하지 못했다.
1심 결정 보도/사진=jtbc뉴스 캡처
김씨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A양을 또다시 성폭행했다. A양은 첫째 아이를 낳은 지 10개월 만인 2016년 7월 둘째 아이까지 출산했다. 김씨의 보복이 두려웠던 A양은 할머니에게 "길거리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거나 "남자친구와 성관계했다"고 둘러대며 피해 사실을 숨겼다.
김씨는 A양에게 "진짜 남자친구 있는 거 아니냐"고 추궁하며 휴대전화를 검사하거나 허리띠로 온몸을 때리기도 했다. 심지어 두 아이가 옆에서 자고 있을 때도 성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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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진학한 A양은 2017년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며 할머니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놨고, 할머니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1심 징역 20년→2심 징역 25년…재판장 '눈물'A양은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에 1~2번 성폭행을 당했다. 너무 많아 기억할 수 없을 정도"라고 진술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이례적으로 형사부 부장검사가 직접 김씨를 기소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친족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합의하고 성관계를 했다. 임신한 걸 알지 못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법원 로고/사진= 추상철
김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 지적장애인 아들을 돌봐야 한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보다 더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같은 해 11월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못 이겨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친구들과 단절되는 비참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을 읽던 재판장이 "엄청난 고통을 겪은 피해자는 사회 관심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태어난 두 아이도 정상적인 울타리 안에서…"까지 말한 뒤 울음을 삼켜 법정이 숙연해지기도 했다.
재판장은 "피해자는 '피고인이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되길 바란다'고 엄벌을 탄원하면서도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스럽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