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의장, 주식 1500만주 매각 계획…200만주는 기부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4.11.08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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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뉴욕=AP/뉴시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2021년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 후 처음으로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창업 후 14년 만에 약 5000억원대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쿠팡 Inc는 6일(현지 시각) 개장 직전 김 의장이 보유한 주식 1500만주를 2025년 8월 29일까지 매각하고, 200만주를 자선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김 의장의 주식 매각은 이달 1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매각할 1500만주를 6일 종가 기준(1주당 24달러)으로 환산하면 3억6000만달러(약 5043억원) 수준이다. 예상 기부액은 4800만달러(약 672억원)에 달한다.

김 의장의 주식 매도 사유와 관련해 쿠팡은 "세금 의무를 포함한 상당한 재정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이번 계획을 실행키로 했다"며 "2025년까지 추가 주식 거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각이 완료되면 이번 매각 계획이 현실화하면 김 의장은 세금을 제외하고 수천억원대 차익을 실현하게 될 전망이다. 쿠팡은 김 의장이 납부할 세금 규모와 주식 매도 수익의 활용 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의장이 계획대로 보유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최대 주주 지위나 경영권에는 큰 영향이 없다. 이는 쿠팡이 상장 당시 최대 주주 경영권 보호 차원에서 설정한 '차등의결권' 때문이다. 쿠팡 상장신고서에 따르면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보장된다. 김 의장의 지분율이 1.73%만 넘어도 5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해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사이트 컴패니마켓캡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쿠팡의 총 주식 수량은 17억8900만주에 달한다. 현재 김 의장의 보유 지분은 1억7480만2990주로 전체 주식의 9.77%로 추정된다. 김 의장이 앞으로 1700만주를 매각 또는 기부하면 보유 주식은 1억5780만2990주이며 지분율은 8.8%로 낮아진다. 하지만 의결권 기준으로는 종전 75.8%에서 73.7%로 약 2.1%포인트(p) 하락해 여전히 과반 의결권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쿠팡은 지난 10년간 국내에 로켓배송 물류망 구축을 위해 6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더해 올해 초엔 2026년까지 3조원대 추가 물류망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쿠팡이 장기간 수조원대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한 비전펀드의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됐다. 비전펀드는 현재까지 쿠팡에 약 34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현재 환율 기준 4조7600억원에 달한다. 비전펀드는 쿠팡 상장 6개월 만인 2021년 9월 쿠팡 주식 5700만주를 주당 29.685달러에 매각해 16억9000만달러(약 2조2638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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