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주면 기사 안 낼게"…기업 협박해 돈 뜯어낸 기자 '실형'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건설회사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기사를 쓸 것처럼 협박해 돈을 뜯어낸 50대 기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단독 황운서 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22년1월 한 건설업체로부터 기업 홍보 계약비 명목 등으로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신이 보도한 건설업체의 비리 의혹 기사에 대해 기사 게재 중단과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관계자에게 "더 큰 의혹 기사가 준비돼 있다. 우리 회사와 기업 홍보 계약을 하면 문제가 된 기사를 내리고 후속 보도도 막아보겠다"는 취지로 제안하며 3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언론인으로서 기사를 무기 삼아 많은 사람의 생계가 달린 기업을 겁박하고 광고 거래로 외관을 꾸며 3억원을 받아냈다"며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인식하려 하지 않는 점과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이 적지 않은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