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리튬, 최대주주 반대매매 후 개인 명의 저가 유증

하이드로리튬 최대주주인 리튬플러스가 반대매매(채권자 임의처분)를 통해 지분을 장내매도한 직후 전웅 리튬플러스 대표 개인 명의로 유상증자에 나선다. 전 대표가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하는 주식 총액이 반대매매된 주식 매도액보다 10억원가량 낮아 지분 확대와 자금 절약 효과를 동시에 누렸다.

하이드로리튬은 지난 5일 전웅 대표를 대상으로 4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새롭게 발행할 주식수는 247만여주로 발행가액은 1614원이다. 기준주가 대비 10% 할인율을 적용했다. 전 대표는 하이드로리튬, 리튬플러스, 그리고 리튬포어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동시에 리튬플러스 지분 3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리튬플러스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하이드로리튬 주식을 반대매매 당했다. 리튬플러스는 지난 9월 30일 166만여주를 주당 2238원에 처분됐고, 10월 15일 69만여주가 1891원에 장내매도됐다.

반대매매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을 경우 주가가 하락해 담보가치가 정해진 비율 이하로 떨어질 경우(기한이익상실) 채권자가 임의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다. 리튬플러스가 반대매매로 장내매도한 주식수는 총 236만여주로 총 50억원가량이다.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236만여주를 반대매매를 통해 50억원에 장내매도한 다음, 개인 명의로 247만주를 40억원에 다시 인수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분이 소폭 늘면서 10억원을 절약했다.

현행법상 상장사의 주요주주나 임원이 6개월 이내에 주식을 사거나 팔아 차익이 발생할 경우 미공개정보이용 등의 사유와 상관없이 그 차익을 회사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반환 청구는 회사가 대상자에게 해야 하지만 회사의 주주라면 누구나 대신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주식을 매도한 주체는 리튬플러스 법인이고 유상증자로 주식을 인수한는 주체는 전 대표 개인이다. 주체가 다르지만, 실제 전 대표가 실질적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법인이나 주주가 단기차익 반환을 청구할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매매 배경에도 눈길이 쏠린다. 하이드로리튬 CB(전환사채)를 보유한 관계사 리튬포어스는 지난 2월 전환청구해 주식 453만여주를 확보했다. 이후 지난 4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약 20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이 기간 주가는 5777원에서 2128원까지 내렸다. 대규모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오버행(공급과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리튬포어스의 최대주주는 리튬인사이트다. 리튬인사이트의 대표 역시 전 대표였지만 지난 3월 분쟁이 발생하며 신모씨로 변경됐다. 다만 리튬포어스 각자대표는 여전히 전 대표다.



특히 리튬플러스는 최근 소송에 휘말려 A사에 신주를 발행해줘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소송은 1심판결을 받고 2심을 진행 중이다. 전 대표 입장에서는 소송에 휘말린 법인보다 개인 명의로 지분을 보유하는 쪽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청구권은 회사와 주주에게 있기 때문에 단기차익반환 청구가 이뤄져야 구체적인 내용을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이드로리튬의 정확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