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에 따른 국내 바이오업계 수혜 영역으로 바이오시밀러와 CDMO가 거론된다. 약가 인하와 중국 견제라는 큰 틀의 트럼프 대통령 바이오 산업 정책 기조 속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약가 인하 방향성은 직접 통제가 아닌 간접 방식이다.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하는 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해 정부 주도로 약가를 직접 인하하려던 해리스 후보와 비교하면 좀 더 약한 강도의 수혜가 기대되지만, 경쟁 활성화를 위한 개방적 환경 조성은 기대할 수 있다.
CDMO는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라 중장기적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다.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해리스 후보 역시 중국 기업의 미국 현지 활동을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나란히 지지해온 만큼 당선자와 무관하게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돼 왔다.
국내의 경우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최근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들이 영향권에 있는 분야다. 생물보안법 규제 대상에 국내 CDMO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된 만큼, 영향력 약화에 따른 중장기적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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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긍정적 요소는 IRA 폐기 가능성이다. IRA가 '약가 인하'라는 목표는 같지만 시장 자율이 아닌 정부가 개입해 약가 인하를 협상하는 방식이라는 점과 반대파인 바이든 정권의 정책을 남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IRA를 기반으로 한 정부 차원의 약가 인하는 업계 입장에선 신약 개발 동기 약화라는 부작용 우려가 있었다. 특히 신약 개발 영역에서 독자 추진 보단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형태를 선호하는 국내사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성향을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앞선 긍정 요소들이 간접적인 수준인데다, 미국을 최우선에 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해외 기업에 유리하기만 한 환경이 조성되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공약으로 관세 조정과 무역 제한 등 모든 필수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최근 부상 중인 국내 의료기기 등도 영향권에 포함될 수 있다. 때문에 각 사별 제품 경쟁력을 확보는 물론,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사격이 중요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당장은 생산력이 뒷받침 되는 국산 CDMO가 주목받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이 적극적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후지필름 등 일본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미국 내 생산시설을 짓고 있어 오히려 국내 보다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세제 혜택이나 국내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련 정책들에 대해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해 통상 외교적인 측면에서 풀어주는 역할이 향후 국내사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