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닻 올린 '대가족의 힘'…미국 최강 정치가문 등극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4.11.07 15:31
집권 2기엔 아들들 영향력 커져, 장녀 이방카는 정치 선그어…
트럼프 주니어는 차세대 '킹메이커', J D 밴스 부통령에 추천…
차남 에릭 트럼프 2기 인선 스크리닝, 며느리·약혼녀도 가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의 대가족은 그 옆에 병풍처럼 서서 대선 여정 내내 든든한 지지대가 돼줬다. /AP=뉴시스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연설 자리에는 언제나처럼 '트럼프 패밀리'가 함께 했다. 4년 만에 다시 백악관의 안주인이 되는 멜라니아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과 며느리, 손주들까지 대가족이 트럼프의 옆을 병풍처럼 지켰다. 이제 이들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가문이다. 트럼프 집권 2기는 어느 때보다 대통령 가족이 국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강 정치가문 '트럼프家'… 집권 2기는 아들들 부상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 집권 1기 대통령 수석고문으로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장녀 이방카와 그녀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그 공백을 트럼프의 두 아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채웠다. 이방카와 쿠슈너는 트럼프의 승리 연설에 함께 하긴 했으나 향후 이들이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2기 행정부에도 아들들의 입김이 거셀 전망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선인과 이념적 지향점이 가장 유사하고, 추후 대선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아버지의 슬로건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의 차세대 킹메이커로 공화당 내 충성파를 지원하기 위해 로비 활동에 주력했다. 자신의 절친인 JD 밴스를 발탁해 러닝메이트로 만들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10월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선시티에서 열린 폰 뱅킹 행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차남 에릭도 일찌감치 트럼프 2기 인선에 긴밀히 관여했다. 형과 함께 트럼프 캠프의 '명예 의장'으로서 고위 행정부와 백악관 직원들의 예비 리스트를 철저히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기준으로 좁혀왔다. 트럼프 첫 임기를 함께한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 전 국방 장관 마크 에스퍼, 전 참모총장 존 켈리 등 고위인사들이 트럼프 재선에 반대하며 해리스를 지지한 데 따른 반사작용이다. 트럼프 캠프 내부자들은 당장 트럼프의 아들들이 행정부에서 공식 직함을 맡을 가능성은 낮지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인선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가 2월 24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후보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 선거 캠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 연설을 듣고 있다. /AFPBBNews=뉴스1 딸 대신 며느리의 역할도 커졌다. 트럼프의 둘째 며느리 라라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했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녀이자 폭스뉴스 앵커인 킴벌리 길포일은 라라와 함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 때 백악관 대변인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는데, 민주당 소속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의 전 부인이자 검사 출신이기도 하다.
'백악관의 라푼젤' 멜라니아도 컴백… 막내 배런 투표 인증샷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 딸 이방카, 티파니, 며느리 라라와 참석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트럼프와 백악관에서 4년을 같이 살다시피한 이방카와 남편 쿠슈너는 아직 어린 3명의 자녀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사생활이 보호되는 개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유대인인 쿠슈너가 국무장관으로 임명돼 중동 정책을 진두지휘할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를 비롯해 대통령 수석 고문 재직 시 알고 지낸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30억달러를 투자받은 쿠슈너는 미 의회의 청문회 허들을 넘어야 한다. 쿠슈너가 굳이 리스크를 감수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트럼프의 넷째 자녀로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티파니는 지금까지 정치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뉴욕이 아닌 캘리포니아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아버지와 가까이 지내진 못했지만 트럼프의 임기 동안 워싱턴 DC의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을 다녔다. 트럼프 퇴임 후인 2022년 레바논계 미국인 사업가 가문의 남편 마이클 볼로스와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서 결혼했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기 전 부인 멜라니아 여사에게 입맞춤하고 있다. 2024.11.06. 이번 대선 여정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던 멜라니아 여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1기 멜라니아는 '백악관의 라푼젤'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공식 행보도 드물었고, 언론과 접촉도 없었다. 당선인과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퇴임 이후 지금까지 마러라고 자택에 은둔해왔다. 집회는커녕 모금 행사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던 멜라니아지만,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의 트럼프 피격 이후엔 남편에 대한 애정을 호소하는 성명을 내놓고 자서전 '멜라니아'를 출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자녀 중 지금까지 공식 행사에 참석하지 았았던 인물은 막내 배런뿐이다. 그러나 그 역시 아버지의 대선 승리 연설장에는 얼굴을 비췄다. 200㎝가 넘는 장신의 배런은 올해 뉴욕대에 입학하고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해 아버지에게 한 표를 던졌다. 배런의 사생활과 초상권 보호에 주력했던 멜라니아 여사조차 선거 당일에는 소셜미디어에 배런의 투표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5일(현지시간)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트럼프의 막내 아들 배런./사진=멜라니아 여사 소셜미디어 계정 트럼프는 자신의 훌륭한 자산으로 가족을 꼽아왔다. "저는 좋은 관계가 많다. 좋은 적도 있다. 괜찮다.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제 가족을 더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권력을 잡는데 가족(트럼프의 손주만 10명이다)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갖지 못한 대가족의 힘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