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호황 내년 상반기까지"…트럼프 당선은 韓 수출 '변수'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4.11.0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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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상수지 추이/그래픽=임종철올해 경상수지 추이/그래픽=임종철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00억달러가 넘는 흑자를 기록한 건 견고한 반도체 수출 덕분이다. 한국은행은 일각에서 나오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달리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다.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여건에 먹구름이 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등이 경상수지에 미칠 영향은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7일 한은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11억2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지난 6월(125억6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9월 기준으로는 역대 3번째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646억4000만달러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30억달러다. 무난한 달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눈높이를 올려잡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은은 10월 경상수지도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현재까지는 반도체 사이클이 내년 상반기까지 업사이클을 유지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당분간은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범용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등 품목별로 제조업체 실적에도 차별화가 나타난다"며 "범용 반도체는 중국 시장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제품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이나 경상수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은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향후 우리나라 통상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늘면서 5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이어왔는데 트럼프 공약대로라면 우리나라 수출 여건에 부정적 요인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대선 결과를 반영한 구체적인 우리나라 성장과 수출 변화 흐름은 오는 28일 경제전망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신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무역수지와 통상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공약대로라면 우리나라 수출 여건에 부정적 요인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위기가 오기도 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안 좋은 여건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1400원선까지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직접적으로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 달리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 수입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신 국장은 "우리 수출 경쟁력이 가격에서 품질로 많이 전환됐기 때문에 환율이 수출 증가에 기여하는 부분은 과거처럼 크진 않다"며 "다만 원유나 원자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오르면 수입이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나 무역수지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수입물가를 통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경제전망을 낼 때 많이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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