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야유 이후, 이승엽 감독 "1년 같은 한 달 보냈다, 예전의 두산 보여드릴 것" [이천 현장]

스타뉴스 이천=안호근 기자 2024.11.0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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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6일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단을 지켜보고 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6일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단을 지켜보고 있다.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유독 많은 비판이 따라붙었다. 2년 연속 가을야구로 팀을 이끌었지만 못한 점만 부각됐고 때론 건강한 비판을 넘어 도 넘는 화살이 꽂히기도 했다.

끝이 좋지 않았기에 더 아쉬웠다. 4위로 1승을 안고 가을야구를 시작했지만 사상 최초로 5위팀에 업셋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승엽 감독은 많은 생각을 가졌고 내년 시즌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정리가 된 모습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년 두산 마무리 훈련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변명할 여지도 없고 우리가 4위로 올라가서 와일드카드전에서 패하면서 5위로 끝났다다는 게 팩트"라며 올 시즌의 부진에 대해 돌아봤다.

허무한 패배를 당한 뒤 많은 팬들이 잠실구장을 떠나지 않고 이승엽 감독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승엽 나가"라는 구호와 함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었다. 실망 섞인 팬들의 목소리에 이승엽 감독도 생각이 많았다.



이 감독은 "시즌을 끝마친 지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한 달이었지만 거의 1년 같은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이제 (생각이) 정리가 됐고 지난달 1일부터 여기 모여서 젊은 선수들을 보면서 많은 희망이 생겼다.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한 턴 지났지만 많이 보고 대화도 나누면서 기량이나 멘탈을 판단하고 있고 미아자키 피닉스 리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그 선수들을 보면서 내년 구상을 하면서 '충분히 1군에서 뛸 선수들이 있구나' 하는 확신도 생겼다"고 말했다.

6일 마무리 캠프 도중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승엽 감독. /사진=안호근 기자6일 마무리 캠프 도중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승엽 감독. /사진=안호근 기자
실패는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도 더 커졌다. 이 감독은 "2년 동안 팀을 이끌면서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더 강한 팀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지금도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도 12월~3월까지 4개월 정도를 굉장히 노력할 것이고 대화도 많이 하려고 한다. 선수들을 잘 파악해 내년에는 완전체가 되는 두산 베어스를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 팬들이 생각하는 두산 베어스 왕조 시절 때 허슬플레이와 절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그런 근성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야와 불펜의 핵심 허경민과 김강률이 자유계약선수(FA)로 나왔지만 마무리 캠프를 통해 내년에 기회를 줄 옥석을 가려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FA 선수들은 전적으로 구단에 일임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을 없고 협상을 잘해주면 좋겠다"며 "저는 여기서 내년에 어떻게 더 좋은 팀을 만들지, 어린 선수들을 한 명이라도 더 1군 무대에서 더 많이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전한 경쟁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팀을 그리고 있다. 이 감독은 "여기 있는 젊은 선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 '베테랑을 이겨라'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야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했다"며 "이 선수들이 1군에서 뛴다면 두산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선배들을 넘으면 좋겠고 자율 훈련을 하고 있는 선배들도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충분히 노력을 해야 될 것이다. 생각보다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면 안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24시즌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 감독이다. 특히나 투수들은 4명이서 도합 13승에 그쳤다. "외국인들이 건강하지 않으면 불펜 과부하가 온다. 이를 최우선으로 생각을 해서 건강한 투수들로 풀타임을 뛸 수 있는 투수들로 찾고 있다"는 이 감독은 "저 역시도 외국인 운영팀과도 이야기를 자주 하면서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적합할지 잠실구장에서 우리 팀의 승리를 위해서 헌신하면서 던져줄 수 있을지 계속 찾고 있다. 여러 방면으로 외국인 팀에서 굉장히 노력을 해 주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급하게는 생각하기보다는 좋은 선수를 택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 타자는 많은 것을 보여준 제러드 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단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이승엽 감독(왼쪽).선수단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이승엽 감독(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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