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계는 그동안 북미를 '기회의 땅'으로 간주하고 수 십조원 대의 투자를 단행해왔다. 배터리 3사는 북미 지역에만 연 6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현대차를 비롯해 GM, 스텔란티스, 혼다, 포드 등과의 JV(합작사) 계획도 활발하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 폐지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다닌 점이다. K-배터리 입장에선 이같은 정책 변화가 달가울리 없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상황이기도 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은 북미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국내 기업 입장에서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피츠버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레피츠버그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마친 뒤 춤을 추고 있다. 2024.11.0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피츠버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지난 1일 '배터리 산업의 날'에서 "모든 기업들이 미 대선 시나리오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잘 대응하려고 한다"면서도 "AMPC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욱 SK온 IR담당은 지난 4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더라도 보조금 예산 제한, 보조금 대상 차량 축소 등에 그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중국 배터리 대비 우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유 업계 역시 향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으로 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이후에는 미국 내 셰일오일 생산 확대, 석유 업계에 대한 규제·세금 완화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유가 자체는 향후 떨어질 게 유력한데, 이게 우리 입장에서 좋을지 안 좋을지는 불분명하다"며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석유 수요가 늘어날 지 여부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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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의 걱정도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내 철강 산업의 성장을 위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거나, 쿼터를 하향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의 경우 기대반 우려반의 시각을 갖고 있다. 보호무역으로 인해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악재지만, 원유·LNG(액화천연가스) 등의 수출입이 활발해지는 것은 호재가 될 수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군사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